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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Aug 05. 2018

취중의 한낮

우정 시선


취중의 한낮      


서부영화 하이눈에서는  

한낮에 정의를 위하여 목숨을 걸었고  

우정에 취한 나는  

한낮에 낭만을 위하여 자존심을 건다   

 

취하여 태양 아래를 걸으면  

세상은 두 배로 아름답고 사람들은 두 배로 정겹다    


나를 바라보는 눈망울 속에는  

더러는 무시와 질책도 있겠지마는  

누군가 오십을 넘도록 힘겨운 등짐을 지고 살아온 인생이라면  

말로 다가오지 못할 동질감도 끈끈하다    


모두가 취하고 싶은 삶일 수도 있으랴  

모두가 주저앉아 이야기 나누고픈 거리일수도 있으랴    


우리가 어둠 속에서 술잔을 비워야 함은  

단지 선술집에 갈 여유를 추렴하기 위하여 빛이 필요하였던 것  

태양아래서의 비틀거림도  

누구에게인가는 더없이 큰 위로인 것을    


취중의 한낮을 즐기며  

아름다운 세상과 정겨운 사람들을 만나며  

비틀비틀 흔들리는 길을 딛고  

나는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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