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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Sep 09. 2018

친구가 떠나고 있다

우정 시선


친구가 떠나고 있다.



친구가 떠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별은 점점 익숙해오지만

그래도 이별하는 아픔은 크다


친구의 손은 어릴 적 자전거를 밀던 손만큼이나 작았고

힘없는 눈길은 눈물 속에서 웃고 있었다

년초만 해도 막걸리 잔을 기울일 정도였는데

이제는 떠날 준비를 한다


돌이켜보니, 새로운 친구를 만든 기억은 참 까마득한데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은 하나 둘 떠나고 있다


남은 이와 떠나는 이

남은 이는 이별의 아픔을 꾹 참고 살아가면 되지만

떠나는 이는 이별의 아픔에 더해 

남은 이들의 안녕과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두려워한다


남은 이의 아픔을 떠나는 이의 아픔에 비할까

아픔에는 술이 위안이 될 수도 있지만

아픔이 크면 술을 넘기는 것도 힘에 겨운 일이다


친구를 만나고 오는 길, 모두가 떠나버린 플랫폼

밤 열차를 기다리며 내내 담배만 물고 있다

기차는 다가오고

멀리 떠나는 친구를 뒤로 하고 삶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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