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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Sep 16. 2018

태기산을 넘으며

우정 시선


태기산을 넘으며



휘닉스 파크의 초현대식 시설에서 눈을 돌릴 즈음에

나는 태기산을 넘는다


태기산은 태기왕의 눈물이 서린 산

그래서 태기산을 넘는 길은 구불구불 사연이 된다


태기산 산마루, 양구두미재에서 보는 일몰은 꿈결같다

아득한 저 너머에는 고향이 있을까


태기산을 넘으면 구두미 마을을 만난다

거북의 머리와 꼬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들국화가 흐드러지게 핀 마을

요란하지 않은 장식들이어서 더욱 화려한 마을


계곡물은 수정이 되어 흐르고

물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들과 산을 흐른다


태기산을 넘어 넘어 어릴 적 고향같은 마을들을 지나

외진 곳, 산허리에 있는 온천에 닿는다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투명한 물에 몸을 담그고, 아득히 투명한 하늘을 본다


풀 내음이 좋다

인적이 드물어 좋다. 고요와 은둔이 좋다


휘닉스 파크에서 태기산을 넘으면 나만의 아지트가 있다

스키도 골프도 아닌 소박하면서도 신비로운 곳


고속도로에서는 만날 수 없는 곳, 그 곳을 향하여

나는 구불구불 태기산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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