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유신 Scott Park Jan 31. 2021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고

앞도 보지 못하고 마비 증상까지 있었던 여성, 세상과 단절된 채 무기력하게 일생을 과보호 속에서 지낸 이 여성의 내면에 놀라운 예술적 천성의 씨앗이 숨어 있었고 (이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거의 의식을 하지 못했다), 그 씨앗이 60년 동안이나 동면 상태로 시들어 있다가 보기 드물 정도로 아름답게 활짝 꽃 피우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 올리버 색스가 쓴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중에서


우리 각자 모두에게도 동면상태의 놀라운 씨앗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인생을 산다는 것은 그 씨앗을 발견해서 물을 주고 싹을 틔워 아름다운 꽃을 피워가는 과정이다. 누군가는 그 씨앗을 발견하지 못한 채 숨을 거둔다. 누군가는 그 씨앗을 발견했으나 싹을 틔우지는 못한다. 누군가는 싹을 틔웠으나 꽃을 보지는 못한다. 만개한 꽃을 바라보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또 어떤가? 오늘 하루 동안 그 씨앗, 싹, 꽃을 향해 충실하고 소중하게 한발 한발 걸으면 된다. 파란 하늘을 보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진한 커피 향을 맡고, 먼 곳의 사람 말소리를 들으며.    

매거진의 이전글 소심 타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