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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현호 Sep 05. 2017

05 직장인의 가치투자법①

승진이 뜻대로 안될 때는 작은 투자로 큰 효과를 본 김은부를 배워라

 서기 1010년 거란의 2차 침입. 1차 침입때 서희의 세치 혀에 휘둘려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고려에 땅을 내어준 거란은 절치부심하여 40만 명이라는 대규모 군대를 일으켜 고려를 다시 침입한다. 고려도 30만 대군을 편성하고 강조를 지휘관으로 삼아 거란군에 맞섰다. 고려는 처음에 대등한 전투를 벌이다가 강조의 자만으로 통주에서 기습을 당하여 3만 명의 고려군이 전사하고, 강조도 사로잡혀 죽는 참패를 당한다. 파죽지세로 내려오는 거란군 앞에서, 고려 8대왕 현종(재위 : 1009∼1031)은 몽진(왕이 수도를 버리고 피난하는 것)을 선택한다.

(우리 역사상 임금이 수도를 버리고 피난 간 것은 고구려 동천왕이 처음이고 고려 현종의 몽진은 임진왜란 때 선조의 몽진보다 582년 빠르다)

 수도 개경을 버리고 피난 간 현종은 천안, 공주 등을 거쳐 전라도 나주까지 내려간다. 피난길은 고생 그 자체였다. 왕은 먹을 것과 묵을 곳을 쉽게 구하지 못하였다. 현종이 고생을 한 이유는 자신이 강조의 정변에 의해 왕이 되어 지방 관리들이 중앙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이 지방에 머물 때마다 그 지역의 지방관은 피난 온 왕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왕의 일행들은 도적들로부터 공격도 받고, 심지어 호종하는 신하와 궁녀들이 도망치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당시 <고려사> 세가 제4 현종 1 편은 현종의 고생스런 피난길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왕은 이날 광주(廣州)에 머물렀다. 정축일에 시종하던 여러 신하들이 하공진 일행이 거란병영에 구금되었다는 말을 듣고 모두 놀라고 겁이 나서 뿔뿔이 도망하는데 오직 시랑 충숙, 장연우, 채충순, 주저, 류종, 김응인 들이 왕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아무튼 갖은 고생을 하면서 남쪽으로 내려가던 중 현종은 공주에 머무를 일이 생겼다. 현종을 맞이하러 나온 사람은 공주 절도사 김은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그는 훗날 높은 벼슬을 할 뿐만 아니라 그의 후손들은 왕이 된다. 도대체 김은부는 현종을 어떻게 대접하였기에, 이런 가문의 영광을 얻었을까?      


 작년까지 본사에서 5년간 전략팀장을 역임한 김부장. 그는 명석한 두뇌와 탁월한 순발력으로 대리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 본사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전략팀장 시절 전략 본부장의 신임을 듬뿍 받아, 그가 내세운 의견은 바로 반영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듯 그는 주변 팀장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면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런데 권불10년이라 했나! 자신이 모시던 전략 본부장은 회사를 떠나면서 계열사의 임원이 전략 본부장으로 오고 윗라인에 P부사장이 취임하자, 그도 전략팀장에서 물러나 지방의 지사장으로 발령이 났다. 그것도 광역시가 아닌 인구 10만 수준의 중소 도시의 지사장으로 쫓겨난 것이다. 발령을 받고 중소도시의 지사장에 부임한, 김부장! 와보니 직원 숫자도 많지 않고, 사무실도 한적하기만 하다. 

 김부장은 자신도 모르게 신세 한탄이 저절로 나왔다.

 ‘참! 내가 여기까지 귀양 오리라고 생각은 못했는데, 참 서글프구먼.’ 그렇게 혼잣말을 내뱉기도 했다. 주변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해도, 자기를 신경 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회사 일을 안 할 수는 없는 터. 일단 자신과 함께 할 지사원의 면면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살펴보니 눈에 띄는 직원이 있었다. 입사는 25년이나 되었지만, 아직 과장 직급을 못 벗어난 이과장. 주변 직원들은 이과장이 나이가 많아 불편해 한다. 그는 연차가 많아 웬만한 지사장보다 입사가 빠른 직원이다. 김부장보다도 입사가 빠르고 나이가 많다. 그런 그가 승진을 못하는 이유는 고졸 출신이고, 본사 근무 경험이 없는 관계로 그의 업무 능력과 상관없이 과장 직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과장도 본인도 승진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 이런 탓에 지사원들은 연말만 되면 이과장이 회사를 나갈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 이과장은 정년까지 회사를 다닌다. 이과장의 필살기는 무엇 이길래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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