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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worker Feb 14. 2024

창업멘토 전성시대

정부지원사업에 100% 합격하는 법

먼저 사과부터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정부지원사업에 100% 합격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행이에요. 이 글을 먼저 보신다면 준비되지 않은 창업자가 합격을 보장하는 족집게 전문가를 찾아 헤매거나 크몽, 크라우드펀딩등에 올라온 광고성 글에 혹해서 애꿎은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종로바닥에서 '멘토님~'하고 소리치면 길가는 열 중 셋이 돌아본다는 멘토전성시대.

대한민국에는 각 분야별 멘토들이 넘쳐난다. 멘토협회, 멘토컨설팅, 멘토수학, 멘토영어, 심지어 멘토태권도까지 저마다 멘토임을 자처하며 학생(멘티) 들을 찾아 헤맨다. 특히 창업분야에는 멘토들이 정말 많다.

이미 창업진흥원 멘토로 등록되어 있는 이가 수천 명을 넘어섰으며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기획자 등록을 하고 활동하는 업체가 450개 사가 넘으니 기업당 최소 다섯 명씩만 잡아도 2500명 이상이다. 여기에 엔젤투자자, 투자자문사, 벤처캐피털, 창업컨설팅사, 미등록 AC까지 합친다면 그 수 또한 수천 명은 될 게다. 사실 창업멘토는 대단한 자격이 아니며 자격만으로 전문성을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다. 사실 이 글을 보는 누구라도 원한다면 자격을 받을 수 있다. 멘토고시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잖는가?


멘토에 대한 네이버 사전의 정의는 이러하다.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지도해 주고 조언하는 사람'

그래서 내게 멘토라는 단어는 낯 간지러우며 부끄럽다.


최근 크라우드 펀딩에 창업지원사업을 '합격'을 위한 유료특강과 멘토링 상품이 올라왔다. 하긴 암암리에 활동했던 사업계획서 작성 대필 업체들도 이제는 대놓고 장사하는 분위기이니 이상할 것도 없다. 앞으로 창업지원사업을 위한 단기 속성코스 학원이 등장하고 더 나아가 창업지원사업 전문학교가 등장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세상이다. 내가 해당 과정에 들어본 것도 아니고 참여 전문가 또는 멘토 역시 모르는 사람이기에 과정의 좋고 나쁨을 섣불리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어딘가 좀 불편하다. 어떻게 하면 사업계획서를 그럴싸하게 보일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심사위원들이 헷갈릴 수 있고, 심지어 어떻게 하면 그들의 실수를 찾아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지까지... 때로는 창업자들이 궁금해하는 모범답안(합격한 사업계획서 샘플일 것이다)을 보여줄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한다.


나는 이런 식의 정부지원사업 준비가 결코 창업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 성실히 사업을 준비해 왔으나 서류 작성 측면에 부족함이 있는 일부 창업자에게 약간의 도움은 될 수 있겠으나 아이디어 하나만 있을 뿐 충분한 사전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창업자에게 단기적 처방을 통해 요령만을 가르치는 것은 장기적으로 그들에게 독이 된다고 생각한다. 설령 합격해 지원금을 받게 된다 할지라도 말이다. 

창업지원사업은 단기입시 준비도 공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더더욱 아니다.


아시다시피 사업은 어려운 길이다. 희박한 확률로 사업의 보람과 재미, 나아가 큰 금전적 성공을 거둘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사업에 대한 창업자의 치열한 고민과 준비, 실행과 운이 따라줘야만 가능하다.

그렇기에 단발적인 족집게 과외로 만든 계획서 하나 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예비) 창업자에 대한 평가는 현재까지 준비해 온 일 + 앞으로 노력할 계획인 일 + 운을 통해서 결정이 된다. 준비해 온 일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상황이기에 바꾸기 어렵다. 많은 노력을 해 왔다고 뻥을 칠 수는 있겠지만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심사위원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사전준비가 충분치 않은 창업자라면 제출 전까지라도 최소한 고객과 시장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라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개발과 판매측면으로 나누어 현실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이 역시 창업자의 준비정도에 기반할 때 설득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지막 '운' 역시도 창업자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아니다. 상대평가이기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존재한다.


사실 이렇게 단편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걸 잘 안다. 만약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준비를 위해서 창업자들이 고려해야 할 세부사항에 대한 내용은 다음글을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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