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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Feb 05. 2019

진실은 듣는 자의 에너지가 유일한 희망이다.

[일상잡설]

진실은 듣는 자의 에너지가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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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찬 지하철에서 당신의 가방끈이 옆 사람 주머니에 얽혀 들어갔다. 서둘러 내릴 때 가방끈을 빼다보니 옆사람 지갑이 딸려나왔다. 지갑 주인은 다짜고짜 소매치기라 소리지른다. 옆에서 지갑이 떨어지는 순간(만)을 본 사람은 팩트라며 조진다.

이제부터 당신은 ‘소매치기냐 아니냐’ 다.

그냥 출근하던 사람, 가방끈이 딸려 들어간 사람, 억울한 사람이 아니라.

이것이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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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의 악취는 이 지점이다.
씌우는 입장은 쉽고 짧다.
당하는 입장은 벗어나려면 길고 어렵다.
진실을 밝히는 과정은 ‘자초지종의 설명’이 필요하다.
구차한 겉모습일 수밖에 없고, 변명과 비슷한 실루엣이 된다.
이렇게 진실은 저너머로 처박히고, 억울한 사연과 사람은 악한 사연과 사람으로 한데 묶여 분리수거된다.

모두가 그렇게 쓰레기로 분류하면, 간혹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아는 이들도 선뜻 편들기 어렵다. ‘저 사람 소매치기 아니에요’를 말하려면 같이 구차해짐을 감수해야 한다. 그놈의 밴드웨건 효과는 여기서도 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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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이고 쉬운 프레임은 덫이다.

프레임에 갇힌 자가 스스로 벗어나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게 진실은 너덜너덜하게 유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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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이 좆같은 프레임을 부숴버릴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듣는 자’들이다.

스스로 정보를 더 찾아내고, 스스로 해석하고, 들려주는대로 듣지 않으려는, 그 번거롭고 에너지 소비가 심한 일을 전해듣는 자들이 감당해줘야 한다.

오직 그럴 때만이 진실이 하수구에 처박히지 않고, 단순하고 악의적인 프레임질로 세상과 사람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의기양양한 자들로부터 진실을 구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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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도 바쁘고 넷플릭스 보기도 빠듯한데 왜 그래야 하냐고? 당신도 언제든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억울한 소매치기’로 나뒹굴 수 있으니까.


“강 기자, 잘 지켜보시오. 법원 분위기가 아주 안 좋아요. 겉으론 조용해 보이지. 그러나 내부는 그렇지 않아요. 머잖아 검찰이 기소한 적폐사건, 문재인 정부와 직접 관련된 재판에서 예상 못했던 결과들이 나올 거예요. ‘법원의 역습’이랄까. 아무튼 잘 지켜보세요."

- <느닷없는 우병우 석방, '법원발 역습'의 서막?>, 한겨레, 2019. 1. 9.


선택하자.

주는 프레임을 받을 것인가, 스스로 프레임을 만들 것인가.


http://www.viewsnnews.com/article?q=166008


위만 볼 것인가,

아래도 볼 것인가.


http://m.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935

https://news.v.daum.net/v/20190109050602610

#손혜원 #김경수 #법관의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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