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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호훈 Oct 31. 2021

[서평] 안녕, 나의 한옥집

House가 아닌, Home에 대한 이야기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은 으레, 삼삼오오 모여 취기가 오른 상태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따라 불렀더랬다.

가을, 낙엽,...한 해가 가고 있음을 아쉬워 하며,

냉혹한 세상살이에서,

 그렇게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은 10월 마지막 날 꼰대들이 한잔하고 따라 부르던, 의식 ritual 같은 거다.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Mo_1_oVeKDc


그렇다...추억, 따스함...

그리고, 이런 감정은 <집>이라는 것으로 쉽게 연결된다.




집은 Home과 House로 구분할 수 있다.

House가 집이라는 건물을 의미한다면, Home은 꼭 건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건물이 아니라, 정서적인, 개인적인, 애정이 깃든, 그런 곳을 의미한다.


추억, 따스함, 그리고 Home...

아,...한옥!




한옥 카페, 한옥 사진, 한옥 여행, 한옥 맛집, 한옥마을, 한옥 분위기, 한옥 느낌, 한옥 커피,...

한옥 관련 우리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동경하고 이야기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한옥은 그런 의미다.

무언가, 따뜻하고, 조용하고, 품어주고, 아늑하고, 손때묻고, 그립고, 독특하고, 쉴수있고, 향기나고, 품격있고, 가치있고, 이야기가있고,...


그리고 여기에 한옥에 대한 또 다른 의미이자,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있다.


이 한옥에 대한 책은 house가 아니라 home에 대한 이야기다.

글 소개 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rMdl5zj8RbM&t=7s




택배를 뜯고 책을 후루룩 넘겨 본 순간, 오감이 열렸다.

냄새, 느낌, 문장, 모든 것이 한꺼 번에 내 안에 들어왔다.


어떤 책은, 보기 전에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

오감을 열고, 자신의 삶을 상기하는 준비운동 말이다.

이 책이 그러하다.

따스하고 뽀송한 그림들, 새 책이지만 오래된 책 같은 향기, 한 장 한 장 넘길 때 손맛과 책을 만질 때의 소리, 그리고 글맛을 오감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어떤 책은, 보기 전에 상상력이 필요하다.

작가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의 싱크 sync.를 맞추는 상상력 말이다.

이 책이 그러하다.

눈을 감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3분 만이라도 떠올리고, 상상하라. 이 책은 작가의 어린 시절 Home에 대한 이야기면서 나의 어린 시절 Home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한 장 한 장 느끼며, 나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20세기 소년 ▶ https://bit.ly/3w4T7SD 


시처럼 느껴지는 에세이!

마치 작가는 최면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기억을 뇌까리는 것처럼, 흐릿할 법도 한 기억을 지독하리만큼 정확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문장은 따뜻했기 때문이다. 애잔함 마저 느껴지는...




그리고,...‘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카메라 회사의 광고 카피가 생각났다.

기억은 왜곡되기 때문에 기록을 남기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기억의 왜곡에 관한 글 ▶ https://brunch.co.kr/@vagabondboy/9


맞다! 기억은 왜곡된다.

그러나,

왜곡된 기억일지언정,

오늘 나는 과거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았다.


#브런치 #작가 #정호훈 #서평 #안녕나의한옥집 #임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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