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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다는것. 그리고 시댁과의 갈등

모든것은 내 안에 달려있다.

엄마가 된지 49일째.

늘 혼자서 결정하고 계획하고 행동하던 내가 결혼을 하면서 남편과 상의를 하게 되고 그런 생활에 겨우 익숙해질 무렵이 되자 엄마가 되었다.

제왕절개로 출산을 해서 일주일 입원에 10일 조리원에 있는 동안은 얼떨떨하기만 했다. 

그저 내몸 추스리고 회복시키기에 급급했다.

그와중에도 완모의 꿈을 꾸며 모유수유에 열심히, 아주 열심히 정성을 들였다.

그결과 지금 아주 잘 먹고, 모유도 잘 돈다.


조리원 퇴소후 시댁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처음 임신하고 2달동안 입덧이 심해서 시댁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쉽게만 생각했다.

워낙 시댁과 가까이 살고 일주일에 4~5번은 얼굴보며 밥을 먹었기에 몸조리도 그럴줄만 알았다.


처음 몇일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조리원에 있을때는 그래도 밤에 맡기고 푹 잘 수 있었는데 밤에 잠을 못자는 일들이 생기고, 점점 짜증도 늘고 울음도 늘었다.

조리원에 있을때는 울지도 않고 먹고자고 싸는것만 했는데 집에 오니 멘붕의 연속이다.

그러면서도 아이에 대한 애착과 모성애는 강해지기 시작했다.

계속 함께하니 그럴수밖에.

젖을 물리고 트림을 시키고 재우고, 놀아주고..


그런데 어느순간 보니 나는 젖소가 되어있었다.

젖을 물리고 트림을 시키려고 하면 어느순간 아이는 어머님의 손에 안겨있었다.

깨서 놀면 어머님이 이쁘다며 안고 놀아주고, 

트림도 못시키고, 안아보지도 못하고 배고파하면 그저 젖만 물리게 내게 주었다.

물론 내 착각일수도 있다.

어머님은 내가 힘들까봐 쉬라는 뜻에서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내 아이를 빼앗기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얘기와 목욕조차도 어머님이 시키니 이러다간 아이가 할머니만 좋아하게될까봐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잠도 못자고 그런 스트레스까지 받으니 신랑에게 빨리 집에가자고 재촉하게 되고

결국 싸움으로 이어졌다.

아이가 보챌때는 어머님이 "내가 재워볼테니 오늘은 나한테 맡겨"라고 말하는것이 아닌가?
내얼굴은 욹그락푸르락 하면서 표정관리가 안됐다.

"아니에요. 제가봐야죠." 말은 그렇게 하면서 울것같은 얼굴이 되어 얼른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다.

안그래도 낮에 어머님이 거의 아이를 안고 있는데 밤까지 보면 완전히 내아이를 뺏기는 기분이 들것같아서 그것만큼은 필사적으로 막았다.


참 웃기게도 그랬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아직도 시댁에 있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앞으로 아이가 커가면서 더 많은 갈등이 생기고 많은 내적 변화가 생기겠지만 

일단 지금은 괜찮아졌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는 엄마를 더 좋아할테고, 이번 주말이면 집에 돌아갈테니 나와 함께할 시간이 더 많을테고, 오히려 혼자보다보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는 왜그랬을까?

소유욕? 이었을까?


엄마가 된다는것.

모든 레이더가 아이에게 집중되는 시간.

그래서 더 그런 감정들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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