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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지영작가 Feb 18. 2020

나를 들여다보는 글쓰기

생각의 깊이만큼 더 잘 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나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자소서와 면접에 대한 수업을 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매시간 눈이 반짝거린다. 내가 직접 겪은 스토리를 들려주면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듣는다. 그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서 우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쓸 수 있는 만큼의 글을 노트에 써보라고 조언한다. 자서전을 써보는 것처럼 말이다. 자소서에 정답은 없다. 내 삶을 사랑하는 만큼 들여다보고 생각할 수 있기에 딱 그만큼 자신의 진심을 표현할 수 있다.


 학생들은 처음으로 나름의 ‘자서전’을 써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생각보다 많은 것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소중했던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가끔은 눈물이 날 것만 같아 꾹 참기도 하고 마음으로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어진다. 그들의 삶에 따뜻한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는 것으로 보답한다. 


 매일 새벽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스스로 벌며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 직장에 다니면서 취업준비를 하며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사람들...나는 매주 열정 가득한 학생들을 만나 예전의 내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저는 글쓰기는 자신 없어요.”라고 말하던 친구들은 이렇게 자서전을 써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글쓰기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뛰어난 스킬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정리해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그동안 자신의 삶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단 10분이라도 생각하고 정리하며 잠이 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공부할 때 집중이 너무 안 되어 고민이라는 학생, 자신감이 부족해서 매일 걱정이라는 학생들 모두 글을 쓰는 동안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늘 한다. 자신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 그 어떤 시간보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이다.


 대학시절 취업을 위해 처음 자소서를 썼던 때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글을 쓰면서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스스로 자신감도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 자신감으로 당당하게 면접을 보고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자소서를 쓰기 위한 노력은 면접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회사나 사회에 대한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것은 조금 부끄러울지 모르나 자신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것은 많이 부끄러운 일이다. 나에 대한 질문만큼은 성공의 키를 스스로가 쥐고 있다. 어떤 답을 하느냐에 따라 합격할 수도 불합격 할 수도 있다. 


 내가 주도하는 면접을 준비하고 싶다면 자신에 대해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긴장되는 순간에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생각의 깊이 만큼 더 잘 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하루 10분이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며 그 시간을 통해 오늘의 고민을 내일로 가져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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