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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지영작가 May 09. 2020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내 안에 있는 신을 발견하라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제목에 끌려 보게된 영화다. 이혼을 결심한 후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세계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 리즈. 자신이 원하는 진짜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음식과 영성, 사랑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일어난다. 

 


 "아이를 낳는 건 얼굴에 문신하는 것과 같아."


 "확신이 서야하거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는 리즈에게 이런 말을 한다. 아이를 낳는 건 얼굴에 문신하는 것과 같다는 말에 공감한다. 얼굴에 문신을 한다는 것은 몸에 하는 것과는 다르다. 신중하게 또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하고 나서 후회해봤자 소용없기 때문이다. 후회는 끊임없는 고통을 의미한다.


 요즘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갖지 않는 사람도 많고 결혼을 하지 않아도 아이를 키우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스스로의 신중한 선택으로 결정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큰 책임감이 필요하다.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상관없지만 낳았으면 제대로 키워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신중해야 한다.



 "머무는 것보다 힘든 건 떠나는 것이다."



 리즈는 저널리스트 작가다. 안정적인 생활, 멋진 남편, 그럴듯한 아파트까지 남들의 눈에는 모든 것을 가진 여자지만 행복하지 않다.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적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더이상 이렇게 살아갈 수 없다고 느낀 리즈는 용기를 내어 현실을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리즈는 이혼 후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함께 하면서 서로를 힘겹다고 느낀다. 리즈는 행복하지 않지만 함께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남자의 제안을 거절하고 여행을 떠난다. 살아왔던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쉽다. 새로운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견디면 되니까.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해야하고 그 선택은 혼란을 가져온다. 지금껏 살아왔던 모든 일상을 뒤흔드는 혼란을 받아들이고 더 큰 고통을 견뎌내야 한다.


 배는 항구에 정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항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스스로 고통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변화도 얻기 힘들다. 우리가 그동안 '안정적이어서'라는 이유로 선택했던 것들이 과연 안정적이었나.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건, 안정적인건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그렇게 믿고 싶을 뿐. 가끔은 현실에 머무는 것보다 힘든 선택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 순간 용기를 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늘 자신의 삶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리즈는 이탈리아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음식으로 인해 억압된 삶이 아닌, 음식에 대한 진정한 자유를 만끽한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을 빼야겠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들여다본다. 이탈리아를 떠나 인도로 향한 리즈는 기도하는 것조차 뜻대로 되지 않아 고통을 느낀다. 



 "두렵지만 한번은 무너져야 해."



 리즈는 모든 것이 두렵고 혼란스럽지만 용기를 내어 자신의 내면 바닥끝까지 가보기로 결심한다.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때로는 두렵고 때로는 가슴 아프지만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내 안에 있는 신을 발견하는 것'



 인도에서의 여행은 자신 안에 있는 신을 발견하는 과정이었다. 신은 완벽한 인간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슴이 아프다는 건 노력한다는 것이다."



 발리에서 만난 영혼의 치료사는 리즈에게 삶에 대한 깨달음을 전해준다. 가슴이 아프다는 건 노력한다는 것이라고.  발리에서 만난 새로운 사랑에 혼란을 겪으며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생각없이 살면 아무런 고민 없이 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인생이 살아있는 삶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사랑은 무섭고 위험해."



 사랑은 무섭고 위험하다.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을 선택하지만 사랑하면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기 쉽다. 그래서 무섭고 위험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에 나약해진 자신을 마주하게 되면 자신이 싫어지기도 한다. 사랑은 달콤하지만 위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균형이 깨지면서 더 큰 균형을 찾아간다."



 발리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지만 그와 함께 하는 것이 두려운 리즈. 사랑이 행복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또다시 잃어가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영혼의 치료사는 그녀에게 말한다. 균형이 깨지면서 더 큰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사랑을 포기하고 떠나려했던 리즈는 다시 사랑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에게 말한다.



 "같이 건너보자."




 



 사랑해서 아픔을 겪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사랑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이유가 없다. 자신을 고통속에 빠뜨린 적이 없으니까. 사랑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사람은 더 이상 사랑을 선택하고 싶지 않다. 누구를 만나도 행복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상처에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자신을 잃어가고 다시 찾아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내면을 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의 제목처럼 잘 먹고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내 안에 있는 신을 찾아가는 것, 사랑의 아픔에도 계속 사랑하며 삶의 균형을 맞추어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장미 가시가 따갑다고 장미가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랑도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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