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島里
10여년 전에 기차를 타고 안동을 갈일 있어 기차를 이용 한 적이 있다. 당시 영주를 막 지나는 기차 안에서 멀리보이는 멎진 마을 하나를 보고 저기는 어디지? 딱 보기에도 전통마을 같은데 왜 지도에는 표시가 안되어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가지고 있는 지도를 반복해서 확인하며 지나쳐 버린 일 있었다.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그 마을이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무섬마을 일면 수도리 마을인 것을 알게 되었고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찾아가게 되었다.
무섬마을은 비교적 늦은 2013년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78호로 지정되었다.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영주와 안동사이에 위치한 전통마을이다. 물위에 떠 있는 섬이라는 뜻의 수도리 마을로도 불리우는 무섬마을은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동쪽 일부를 제외하고 3면을 휘돌아 흐르고 안쪽으로는 넓은 모래톱이 백사장을 이루어 마을이 강가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형국으로 풍수지리학적으로 매화 꽃이 피는 매화낙지 또는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의 형국이라고 하여 길지중의 길지로 꼽는 형세이다
이 마을은 17세 중반 형성되어 조선 영조대부터 반남박씨와 선성김씨 두 집안의 집성촌을 형성되었고 현재 48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실제 주거하는 전통마을이다. 가옥 가운데 38동이 전통가옥이고 16동이 100년이 넘은 조선후기 전형적인 사대부의 고택으로 안동 하회마을과 비슷한 자연조건을 가졌으나 2013년에 와서야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아 옛 선비고을의 멋을 흠뻑 느껴 볼 수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문화유산이다.
특히 마을 앞 모래톱에는 강 건너편까지 기다란 외나무 목책으로 만든 다리가 하나 놓여있는데 여기서 유명한 광고를 촬영하면서 일반인들에게 회자 되기 시작했다. 무섬마을은 모르더라도 이 광고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봤을법한 광고여서 거기가 무섬마을이야 하는 이가 제법 많다. 마을 강둑에 올라 모래톱 사이를 지나는 외나무 다리를 보고 있자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 아련한 느낌을 자아내는 풍경이 펼쳐진다.
지금은 무섬마을과 통하는 콘크리트 다리가 생겨서 오래된 다리는 그저 외지인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 버렸지만 오랜 세월 그저 자신의 생활공간과 외부를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로 저 다리를 통행했을 시절을 생각해보자니 몇 백년을 훌쩍 뛰어 넘어 과거에 와 있는 듯 한 착각도 일어나는 듯하다. 관광지가 아니어서 이렇다할 편의시설도 전무하고 숙박이 가능한 숙소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으나 무섬마을에 하루 남아서 저녁 노을을 감상하고 집집마다 올라오는 밥 짓는 냄새를 구경해보고 싶어진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