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urnuri Apr 18. 2016

부석사

浮石寺

부석사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만 들어도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 아름다운 불교  사찰이다. 이 아름다운 사찰의 문화재적 가치를 드높이는 목조건축물 무량수전의 오랜 역사적 향기가 아니어도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부석사의 아름다움은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갖는 공통적인 느낌일 것이다. 경상북도 영주시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부석사는 화엄종의 본찰이다. 신라 문무왕 16년 (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하였고 그 후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부석사 무량수전은 여러 가지 수식어가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목조 건축물이다.

경상북도 영주는 대한민국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의 중요한 핵심기능이  서울과 부산 경부축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주는 정말 외진 곳이다. 작심하면 그리 먼 곳도 아니지만 닿기 쉽지 않은 곳이기에 부석사의 아름다움을 한 번쯤 경험한 사람에게는 이런 수고가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일지 모른다. 부석사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자가용을 가지고 간다면 중앙고속도로를 이용 영주나 풍기까지 가야 하고 대중교통인 시외버스나 기차를 이용한다면 풍기역이나 영주역까지 도착해야만 1시간 내에 접근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보통 부석사를 찾을 때 영주시내나 풍기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데 택시로는 시골길이라 막힘이 없이 30분 정도를 달리면 부석사 매표소 앞에 도착하게 된다.

부석사가 자리한 부석면 복지리는 사과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을에 부석사를 찾아보면 주변이 온통 사과나무 천지이다. 지역 농협 현수막에도 지역의 사과를 자랑하는 글귀들이 흔하게 눈에 띄고 부석사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끈고 부석사에 오르다 보면 양쪽 길가에 사과나무가 그득하다. 그렇게 언덕 양편에 사과나무를 품은 체 10여분을 오르다 보면 숨이 가빠 질 무렵 거대한 석벽과 돌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부터가 진짜 부석사 경내이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나 제법 가파른 돌 계산을 오르면 다단계 논이나 밭처럼 만들어 놓은 정원을 만나게 되고 계속해서 눈앞에 안양루가 마주하게 된다. 계단 아래에서 바로 본 안양루의 모습은 아름답다기보다는 우직하고 단단해 보이는 전각 느낌이다.  

가파른 경사 때문에 안양루 아래를 지나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대한민국 최고의 목조 건축물 부석사 무량수전과 만나게 된다. 팔작지붕의 아름다운 처마 곡선과 배흘림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한 무량수전은 고려말 조선초에 지은 전각으로 600년이나 되는 대한민국 고 건축물 중 백미로 손꼽히는 부석사 대표 전각이다.  물론 무량수전이 있어 부석사가 더욱 아름다운 건 사실이지만 여러 방문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꼭 이 건물 하나만을 두고 하는 애기는 아니다. 특히 부석사의 독특한 가람배치와 많은 예술가들이 극찬하는 무량수전 앞 전경은 정말 감동스러운 풍광을 자랑할 만하다. 무량수전을 등지고 서면 보지 않은 이에게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장관을 연출되다. 소백산 능선의 풍광에 저녁노을이 걸칠 때면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을 경험할 수 있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 이외에도 중요한 문화재가 하나 더 있다.

무량수전 오른편 언덕으로 산길을 오르다 보면 작고 아담한 전각 하나가 나타나는데 이 전각이 국보 19호 부석사 조사당이다. 이전까지는 그 내력을 모르고 그저 사찰의 작은 부속건물로 알고 있었으나 1916년 해체 수리하면서 이 전각이 고려 우왕 3년에 지어진 건축물임이 밝혀졌고 때문에 뒤늦게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전각이다. 무량수전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규모도 볼품없으나 묵서명에서 기록된 지어진 시기로 보아 무량수전과 같은 세월을 묵묵히 지켜낸 값진 문화재 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처럼 중요한 문화재를 600년이나 간직하고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소백산의 멋진 풍광을 품은 채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주 부석사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한민국의 몇 안 되는 소중한 보물이다. 어느 정도 자라서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견문을 넓히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꼭 한 번씩 보여주고 싶은 대한민국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