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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Apr 21. 2016

도동서원

道東書院

달성군이 지금은 대구광역시 행정구역 안에 편입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지만 한적한 도동서원을 찾아보면 그 경치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도동서원은 한휠당 김굉필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대구 달성군 현풍에서 낙동강을 끼고 4Km정도를 달리면 닿을수 있는 곳인데 대중교통은 하루에 몇편이고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꼭 한번 찾아가 볼만한 명소가 아닐수 없다. 

현재 낙동강을 굽어보는 위치에 자리잡은 도동서원은 원래 선조1년 현풍 비슬산 기슭 쌍계동에 세워졌다가 1597년 정유재란때 소실되어 선조38년 지금 자리로 이전하였다 한다. 당시이름은 보로동서원이였고 1607년 도동서원으로 사액을 받았다. 이황은 김굉필을 두고 '동방도학지종'이라고 칭송했는데, '도동'으로 사액한 것도 공자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의 주인인 김굉필은 김종직의 제자로 학문을 배우면서 소학에 심취해 소학동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다. 1480년 성조11년 초시에 합격하여 관료생활을 시작했고 1498년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평안도 희천으로 유배를 갔다. 이곳에서 조광조를 만나 학문을 전수하였고 1504년 연산군10년 갑자사화때 유배지에서 처형되었다. 이후 중종반정으로 신원되어 도승지가 추증되었고 우의정 추증을 거쳐 1610년 광해군2년 정여창,조광조,이언적,이황등과 함께 5현으로 문묘에 배향되어 조선 성리학의 정통을 계승한 인물로 인정받게 되었다. 

도동서원은 전형적인 서원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장 높은곳에 신위를 모시는 사당이 자리잡고 있고 사당의 내삼문 아래 좌우로 동재와 서재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강학공간인 강당 아래쪽으로 서원의 현관에 해당하는 누각 수월루가 위치하고 있다. 수월루 앞쪽으로는 너른 마당과 홍살문이 세워져 있으며 동재 옆쪽으로는 서원을 관리하는 작은 살림집이 한 채 붙어 있는데 살림집 대문이 서원의 담벼락과 하나로 이어져 있다.  

여긴 원래 이렇게 조용한 곳일까? 평일이라 이렇게 아무도 없는것일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두시간 동안 서원 곳곳을 배회하는데 단 한명의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동재옆 살림집에도 세간 흔적만 있을뿐 사람은 아무도 없는듯했다.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도동서원을 둘러보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어서 여는 관광지처럼 매표소에서 표를 사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창한 볼거리가 있는것도 아니지만 낙동강이 굽어 보이는 도동서원 앞마당에 올라서니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유학을 국시로 했던 조선시대 대학자를 어떻게 추모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서원 곳곳을 모두 둘러보고 내려와 달성으로 나가는 버스시간을 확인해보니 다행히 얼마지나지 않아 버스한대가 지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이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멀찌 감치 떨어져 낮은 언덕을 등에 지고 자리잡은 도동서원 전경을 구경하려니 마치 신선이 된 듯 꿈속에 있는듯 여러 가지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몇몇 서원들을 여러차례 둘러보았으나 도동서원 역시 손에 꼽히는 명당이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도동서원 웹버전 사진더보기]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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