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I'll be your biggest fan and you'll be mine
-Rex Orange County, <Best Friend> 중에서
1.
지금까지 수십번 혹은 수백번은 들은 노래인데
왜 오늘따라 거슬렸을까.
고작 mine이라는 단어가 뭐 중요하다고.
2.
아, 물론 예전에도 듣던 노래들 중에서 mine이 나오면 불쾌하다고 해야 할까.
묘한 반발심이 불쑥 튀어나왔다.
3.
나는 유독 소유에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소유라고 하면 물질적인 것, 형체가 있고 저장할 수 있는 무언가를 대상으로 한다.
4.
하지만 나는 그런 유형의 소유보다는 무형의 소유에 집착한다.
정확히 말하면 스스로를 소유하는데 필사적이다.
5.
누구도 나를 소유할 수 없다.
내 생각도,
몸도,
시간도,
공간도,
삶도.
6.
그렇기에 나는 관계에서, 특히 사랑에서 상대방을 소유한다는 개념을 거부한다.
내게 사랑이란 독립된 존재들의 연합이다.
누군가 말했듯, 사원을 지탱하는 두 기둥이 나란히 서 있는 것처럼.
7.
그래서 나 또한 누군가를 소유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내가 거절한다.
8.
나는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내가 타인을 [자유의지로] 사랑한다면, 타인도 나를 [자유의지로] 사랑할 수 있다.
또한 내가 타인을 [자유의지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타인도 나를 [자유의지로]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
9.
그러니까,
난 네 거 아니야, 너도 내 거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