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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go Aug 11. 2024

204 : 내가 뭐라고.

어쨌든 감사합니다?

1.

제목의 숫자가 무슨 의미인지 안다면 당신을 셜록 홈즈라고 불러주겠다.

여기에 더해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도.


2.

언제 브런치를 시작했더라.

찾으면 찾을 수 있겠지만 귀찮으니 머리를 굴려보면, 아마도 2015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때가 양극성 장애 1년차였는데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 반에, 이렇게라도 말을 해야만 할 거 같아서 시작했던 것 같다.

이거라도 안하면 죽을 거 같았기 때문이랄까.

그 때는 아침에 눈떠서 밤에 눈 감을 때까지 하루 종일 죽을 생각만 했었으니까.

실제로 죽고 싶었긴 한데 그때 약이 너무 세서 하루종일 잠만 잘때라...

밥도 겨우 먹고 약 먹은 다음에 잠을 자든 안 자든 침대에 누워 하루종일 있었다.

죽고는 싶은데 죽을 힘이 없는 상황에서 계속 죽고 싶은 생각만 드니까 대환장 쇼가 따로 없었다.

그래서 썼을거다, 아마도.


3.

사실 내가 왜 시작했는지 잘 기억 안난다. 그냥 어쩌다보니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온 것일뿐.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그때가 브런치 서비스가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을 거다.

예전부터 블로그에 나름, 아니 그냥 가뭄에 콩 나듯 글을 썼지만 단지 오래 전부터 해왔던 터라

제법 글이 쌓여 있었고 그래서 브런치 심사는 가뿐하게 통과했다.


4.

처음에 시작할때는 그냥 쓰는 것 자체만 생각하고 있다가 누군가 내 글을 읽는 다고 생각하니 욕심이 좀 생기더라고.

누가 읽어주길 바래서 쓴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읽어주니까 좋긴 했다.

혹여라도 지금까지 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압도적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얼마나 더 글을 쓰게 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5.

브런치북.

내 애증의 대상.

지금도 책장에는 브런치북에 넣으려고 했던 글과 각종 자료들이 있다.

3번의 시도 끝에 3번의 실패를 겪고 나서 그냥 손에서 놓아버렸다.

처음에는 화가 났고 두 번째는 짜증이, 마지막엔 현타가 왔다.

솔직히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면 할 말이 없는데

재발하거나 작업에 집중할 수 없는 사건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이혼이라든가, 이혼이라든가....

단순 합의 이혼이면 알아서들 잘 하겠지 하고 말텐데 가정폭력으로 인한 이혼이다보니 

참고인 조사 받으러 내가 경찰서도 왔다갔다 하니까 그게 안됐다. 


6.

0으로 시작했던 구독자가 이제 204명이 됐다.

솔직히 말해서 좋다.

뭐 나보다 구독자가 많은 작가들을 보면 부럽고 질투가 나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그 정도로 열심히 글을 쓴 거 같진 않아서ㅎㅎㅎ

고로 내게는 204명이 딱 맞다...?

근데 진짜 부럽긴 하다.

암튼 그렇다고.


7.

내가 뭐라고.

 나는 스스로 글을 제법 쓴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남들이 읽어서 좋다고 할만큼 글을 쓴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상당히, 아니 그냥 모순적인 말인데 글을 쓰면서는 음, 내가 제법 친다(?)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누가 잘썼다고 하면 응? 내 글이 그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하는, 나도 잘 모르겠고 당신도 잘 모르겠는 요상한 심리다.

이해가 안되면 굳이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게 좋다. 

본인도 이해 못하는 심리를 당신이 굳이 애쓸 필요는 없으니까.


8.

사실 100명. 200명 이런 시점에서 감사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서 안했다.

근데 오늘 문득 생각나서 쓴다.


9.

구독자 리스트를 쓱쓱 내리다 느낀 게 있다.

스크롤을 한참 내리면서 적다고 생각했던 204명이 생각보다 많다고.


10.

그래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쩌다보니 아직도(?) 살아있어서 글을 쓰고 있고 

어쩌면 죽기 전까지는 글을 쓸 것 같으니 그때까지는 읽어달라는 말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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