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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 Jun 12. 2021

사랑하는 사람들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나서는 내내 마음이 간질거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아끼는 가족과 애틋한 추억이 서린 곳들을 거닐었어요. 더없이 행복하고 편안한 하루였습니다.


 자주 가던 식당에서 밥을 함께 먹고, 자주 찾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자주 걷던 곳을 함께 걸었습니다. 어색함과 편안함과 유쾌함이 함께 배인 공기가 달큼했습니다. 날이 더웠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당신께서는 어떤 하루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이런 하루를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새로운 사람이 나의 생활 반경 안에 들어와 스며드는 것을 보는 하루. 참 소중한 하루였어요. 아직은 어색한 기류가 흘렀지만 그런 모습들 마저도 사랑스럽습니다.


 서로 적당히 조심하면서, 친근감 있게 대하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얼마나 귀여운지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그들끼리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가는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저에게는 그렇게 소중한 순간이지만 사랑하는 이에게는 진땀 나는 순간이겠지요? 그래서 더욱 귀엽습니다.


 저도 사랑하는 사람의 가족을 뵈러 간 적이 있습니다. 처음 뵙는 순간인지라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요. 밥이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제 입에서 무슨 말이 나왔었는지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홀로 진땀을 빼며 자리를 지켰던 기억이 있어요. 저는 힘들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스럽게 보였을까요? 그렇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언젠가는 지금 이 사람과 완전한 가족이 되어있을까요? 완전한 가족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더 정성을 들여야 할까요? 아직 까마득한 지점이지만 언젠가는 도달하리라 믿습니다. 당신께서는 가족과는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그들과의 처음이 기억나시는지요. 그들과의 현재와 미래를 그리는 것은 행복한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과 또 다른 약속이 있어 여기서 이만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날이 많이 습하네요. 당신의 기분만은 상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날보다 짧은 편지지만 안부를 물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부디 남은 밤도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21. 06. 12. 흙.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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