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 Jun 25. 2021

주고받는 대화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요일입니다. 기다리던 금요일인데 기분이 썩 상쾌하지는 않습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어떤 기분이라고 명명할 수도 없습니다. 무감각의 상태인 것 같아요. 약 때문인지, 다음 주에 병원에 가면 의사에게 이야기를 해보아야겠습니다.


 제 몸에 힘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저는 또 오늘치의 일거리를 해냈습니다. 뿌듯함을 가져도 되는 상황이니 지금의 상태를 뿌듯함, 이라고 정의해봅니다. 어쩐지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기분을 어떻게 조절했었는지를 잊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때에는 아무 말이나 떠들 수 있는 사람과의 대화가 좋습니다. 하지만 핑퐁이 되는, 그런 사람과의 대화가 좋아요. 대화에 주고받는 행위가 없으면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발언의 시간적 충돌에 불과합니다.


 최근 연락하는 사람들과는 속이 빈 대화를 자주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더러 기분이 상하는 대화도 있었고, 억지로 괜찮은 척 넘어가야 하는 대화도 있었고,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대화도 있었습니다. 대화란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참 힘겨운 행위입니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에는 잠깐만이라도 말을 하기 전에 고민을 하고 말을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래야 실수하지 않고, 상대와의 대화가 수월하게 진행될 테니까요.


 하지만 상대는 늘 그런 제 마음을 모르고 말의 맥을 끊거나, 감정의 맥을 협의도 없이 뚝 끊어버리고 본인의 감정을 들이밉니다. 소위 말하는 '그러데이션'이 없는 대화가 태반입니다. 이런 대화에는 좀처럼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공감을 해달라는 것인지, 혹은 그냥 벽처럼 듣고만 있으라는 것인지도 헷갈리게 합니다.


 어떤 화제이든 주고받음이 있는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대화를 연결하면서 화제를 전환시키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그러게 말이야."

 "내 말이 그 말이야."

 두 마디면 대화를 이어갈 수 있고,

 "그런데, "

 한 마디면 꺼내고 싶은 화제를 꺼낼 수 있습니다.


 대화 중간에 다리를 잘 놓을 수 있는 것이 대화에서의 작은 센스인 것 같습니다. 대화를 다루는 것이 아직 미흡하지만, 대화가 즐겁고 편안할 수 있도록, 상대방에게 내가 듣고 있고 공감하고 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젠간 만족스럽게 주고받는 대화를 할 수 있겠지요?


 오늘은 오랜만에 좋아하는 연어덮밥을 먹으려고 합니다. 대화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즐겨보는 드라마를 보면서 즐거운 식사를 하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대화에 대해 두 번이나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동어 반복임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도 아무 이야기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한 금요일 밤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만.


21. 06. 25. 금. 아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시끄러운 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