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 Jun 29. 2021

위로

 29일입니다.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이리저리 쓸려다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6월이 다 지나가 있군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오늘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 날입니다. 날이 갈수록 상태가 좋아지는 것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


 월경 전이라 호르몬의 영향도 적잖이 받은 것 같습니다. 호르몬과 건강하지 않은 마음의 합은 최악입니다. 사소한 일에 화가 나고 속이 답답해집니다. 이런 날에는 어떤 응원의 말도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쉬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래도 쉬지는 않을 테지만요.


 오늘은 영상 하나를 소개해드리고싶어 편지를 씁니다. 얼마 전, <알아두면 쓸모 있는 범죄 잡학사전(알쓸범잡)>에 유명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오은영 박사님이 나온 영상을 보았습니다. 영상의 제목은 "죽고 싶어 하는 주변 사람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말"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놓고 싶다가 그걸로도 부족해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당사자인 저도 특정할 수 없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시청을 하였습니다.


상세한 설명보다는 직접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영상의 링크를 남깁니다.

https://youtu.be/Pp_YH8jZlmQ


 구구절절 너무도 와닿는 말들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드시 보았으면 하는 영상이었습니다. 우울증을 겪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은 배려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 중에, "요즘 세상에 마음에 병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하는 말이 있지요? 맞습니다. 마음에 병이 드는 것이 아주 흔한 일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위로해 주는 방법도 조금은 흔하게 알려져 있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위로다운 위로는커녕 상태에 대한 이해조차 받고 있지 못합니다.


 얼마 전,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해주면 좋을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드리는 것은 그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사람이 간사하여 저 또한 이렇게 격한 우울증을 겪기 전까지는 우울증이 이렇게 힘든 것인 줄 몰랐습니다. 아무에게도 들은 적이 없었고, 있다 해도 아마 흘려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저와 같은 사람이 우울을 겪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꾸만 위로하는 방법과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강조하게 됩니다.


 이것도 저것도 도무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곁을 잠시 비워주는 것도 좋습니다. 곁에 내내 머물며 자극이랍시고 취미와 활동을 강제로 권유하는 것은 때때로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정리하고 홀로 앓을 시간을 주는 것도 좋을 수 있습니다. 곁에 머물고 싶으시다면, 그 우울을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객관적인 입장을 고수하시는 것보다 최대한 우울을 우울 그대로 봐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우울에 지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다면, 그들은 반드시 고마운 마음을 받고 천천히, 느리더라도 반드시 일어날 것입니다.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 받고 사람으로 치유합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내일이면 마지막 편지를 띄우겠군요. 제가 왜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지, 다음 달, 또 그다음 달에는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마지막 편지를 위해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내일 뵐게요. 편안한 밤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만-.


21. 06. 29. 불. 아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병원가는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