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티 Jul 12. 2021

회사는 더 이상 나를 설명해주지 않아

일하는 나를 정의하는 새로운 관점

2013년 11월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 벌써 직장인 8년 차다.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나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왔다. 하사원부터 하과장까지 직급으로 불리기도 했고, 직급이 없었던 직전 회사에서는 매니저로 불렸다. 동종 업계/협력사 분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는 정해진 공식이 있었다.


나를 소개하는 공식 = (회사명) + (담당 역할) + (직책)

ex 1 )안녕하세요. ㅇㅇㅇㅇ 에서 AE로 일하고 있는 ㅇㅇㅇ 대리입니다.
ex 2) 안녕하세요. ㅇㅇㅇㅇ 의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ㅇㅇㅇ매니저입니다.


나를 설명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내가 다니는 회사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인더스트리 + 회사명)만 말해도 아주 쉽게 내 소개의 절반끝난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회사가 곧 커리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나 역시 커리어 패스를 고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어떤 회사’를 갈 것인가였고 실제로 여러 번의 이직을 경험하면서 회사의 평판이 곧 내 경력의 평판으로 연결되는 것을 경험했다. 다행히 나는 지금까지 늘 소속이 있었고, 맡은 역할이 있었고, 직책이 있었기 때문에 나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뼛속까지 직장인이었고 조직 생활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며 회사를 떠날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퇴사를  후에야

 공식이 나를 설명해주지 않음을 깨달았다.


백수 3개월 차, B 브랜드의 온드 미디어 채널의 에디터로 일할 기회가 생겼다.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쯤 찾아온 기회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모집 마감일을 앞두고 담당자에게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이렇게 메일을 오래 써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한동안 멍하게 마우스 커서만 바라보았다. '도대체 나를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다니는 회사가 없으니 직책이 있을 리 만무하고 백수 3개월 차라 내가 하는 일을 정의하기도 모호했다. 예전엔 회사+역할+직책 3가지만 넣으면 나를 표현하는 그럴듯한 한 문장이 완성되었는데 퇴사를 하고 나니 나를 표현해줄 그 어떤 단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직업인으로서의 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회사, 역할, 직책으로 나의 커리어를 정의 내릴  없음을 직장인 8년 차 + 퇴사 3개월 차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직업인으로서의 나를 정의내려야 할까? 이 고민이 시작된 후부터 내가 하는 일의 ‘목적의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은 누군가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는 일일 수도 있고, 세상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일일 수도 있다. 아직 정확하게 나를 정의 내리지는 못했지만 이런 고민을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일의 목적의식을 찾는 첫걸음은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어떤 가치를 주는지, 세상에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올해 상반기의 깨달음을 시작으로 남은 하반기에는 나만의 정의를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회사를 다니는 것과 상관 없이 자신감 있게 나를 설명할 수 있게 되기를!



[일의 목적의식을 찾기 위한 질문들]

이 일을 왜 하는가?

이 일이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

이 일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가?

이 일을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내가 궁극적으로 되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

내가 꿈꾸는 롤모델은 누구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어떻게 일할 것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