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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 May 10. 2023

구글 검색과 콘텐츠 퍼블리싱에 관한 여러 생각

더 버지 기사에 비추어

1. 더 버지의 기사 "구글 검색에 답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요약


이제 구글 없는 세상을 생각하기 어렵게 됐지만, 구글이 생긴 지는 단 25년 밖에 되지 않았음. 그만큼 영향력이 크지만 그 영향력을 체감하기는 어렵고 눈에 잘 보이지 않음. 


하지만 25년 동안 구글은 전 세계의 엄청난 양의 정보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도록 정리하며 정보 유통 방식을 통제해왔음. 


특히 SEO의 영향. 웹에서 접하는 모든 웹사이트와 정보가 구글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돼 "인터넷은 사람보다 검색 엔진이 더 잘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웹은 실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검색을 위해 구조화된 데이터베이스처럼 보인다"


하지만 AI 때문에 이제 도전에 직면함.


1) SEO, 구글이 자초한 문제 : 검색을 활용한 수익화, 차익 거래에만 관심 갖고 고부가가치 검색어에 초점 맞춰 콘텐츠 계속 생산하는 곳 기승. 특히 ai기반 '콘텐츠 팜' 등장. 이 때문에 웹 트래픽 전송 방식이 크게 변할 것


2) 1번이 족쇄가 되어.. 검색 품질이 계속 낮아지면 사람들은 다른 옵션을 선택할 텐데, 빙이나 바드처럼 채팅 기반의 검색 툴이 수익 모델은 배제된 채로(구글은 25년간 이걸 쌓았는데!) 검색의 미래처럼 보이게 됨. 그런데 구글은 계속 검색 엔진 영업에 큰 돈을 써야 함..


3) 규제 양상 변화. 구글이 성장기에는 스타트업으로서 지재권 관련 줄타기 가능했지만 현재는 거대 독점 기업으로 그간 구축해온 웹 관련 법적 틀이 변화될 수 있음.


4) 구글 검색을 죽이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그걸 대체할 의미 있는 제품을 1년 안에 만들어야 함.


구글이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면서 구글 검색이 변화할 수 있음. "하지만 검색이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에서도 구글 검색의 문화적 영향력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출처 : What happens when Google Search doesn’t have the answers? /The Verge


2. 구글 AMP, 퍼블리셔, 눈물겨운 맥락들

그래서 The Verge에서는 이제 구글 검색의 영향력에 관한 시리즈를 진행한다고 함. 


시리즈 첫 번째로 발행된 구글의 AMP관련 기사로 (넘 길어서 다 꼼꼼히 읽지는 못했지만..) 웹과 디지털 환경에서 영향력을 잃어버린 기존 퍼블리셔들의 눈물겨운 역사...그리고 구글의 영향력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음. 


AMP는 구글이 2015년에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깜짝 놀라 내놓은 모바일웹페이지라고 하고, 더 버지 기사에서는 amp 도입 초기에 속도가 빠르다는 것 외에는 너무 구려서 그걸 도입해야 하는 곳이나 개발하는 이들이나 다 고통스러웠고, 구글이 검색 순위 노출을 볼모로 삼았기 때문에 언론사(퍼블리셔)들의 amp 도입은 선택이 아닌 사실상 강제에 가까웠다고 주장. 웹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거라고 홍보했지만 사실은 페이스북 같은 폐쇄형 웹 때문에 위기감을 느끼고 수익을 방어하려고 시작한 것이고 이런 결정이 구글이 브랜드로서 신뢰성과 개방성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라는 내용. 나는 amp는 건 전혀 몰랐고 퍼블리셔들이 웹 콘텐츠 발행할 때 그런 걸 고려했는지도 당연히 몰랐기 때문에 큰 공부가 되었다. 당장 현 시점에 중요한 개념은 아니지만 뭐든 맥락을 잘 알고 있어야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데 이 기사는 전반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 


여전히 구글 검색 트래픽은 굉장히 파이도 크고 중요한데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지켜봐야 할 듯


3. 일에 관한 개인적 견해의 변화

나는 이전까지는 콘텐츠 기획자/에디터로서 콘텐츠의 유통보다는 기획, 제작에 관심이 많았는데, 한 10년을 기획 제작했고, 콘텐츠 업의 변화가 콘텐츠 유통의 변화에서 온다는 경험적 깨달음, 유료 구독 미디어에서 b2b에 허덕이는 경험 등등을 해보면서 현재는 유통에 훨씬 큰 관심을 갖게 돼 미디어 운영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것. 이직도 그 때문에 했음. 


답은 잘 모르겠고 나도 헤매고 있으며, 이직 후 약 6개월차 된 현재까지는 유통도 유통이지만 우선 콘텐츠의 목표를 정의하고 그에 따른.. 어떤 양과 질의 기준을 정해나가는 것부터가 먼저인 것 같아서 콘텐츠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됨. 성과가 빨리 안 나는게 문제인데 내가 정의한 목표에 따르면 성과가 빨리 나기도 어려운 게 맞는 것도 같고. 요즘 정성 피드백을 보면 변화가 있는 것도 같음. 자연적으로 성장한 영향도 있지만 콘텐츠에 관한 어떤 판단들도 작용을 하고 있다고 추정. 


하지만 이전보다 유통에 관해 유연하게 사고하게 됨. 유통 중에서도 배포가 정말 중요. 유료 판매로서 의미 있는 것과 무료로서 의미 있는 것을 나름대로 정의하고, 무료일 경우 배포 채널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됨. 별건 아니고 SEO 비롯 채널 관리. 이게 콘텐츠 트래픽 모으려고 기계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 


4. 언젠가 어떤 대화에서 콘텐츠 에디터의 역량? 같은 것에 대한 화두가 있었는데. 소속 기업의 지향점에 따라 다르겠으나.. 초기 단계나 빠르게 성장하고자 할 때는 장인정신보다는 시장에 유용한 스킬이 중요한데, 아티클 콘텐츠 관련해서는 기획, 제작을 끝장나게 잘하는 것보다는 기획, 제작 완성도는 한 70-80% 수준으로 표준화할 수 있고 그걸 배포하고 재활용하는 것, 소싱/제휴 등의 방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훨씬 시장에 필요할 것 같았음. 시야를 넓게 가지고 다양한 툴 활용. 실무단에서 말하면 글, 강의, 영상, 뭐 이런 콘텐츠의 포맷적인 구분은 거의 의미가 없어지고 채널 관리, SEO, 제휴 등 배포를 위한 노드들을 잘 관리해야. 글을 잘 쓰는 것보다 글의 목적에 맞게 영리하게 종사하고 효율적으로 제작하는 게 중요. 


하지만 글을 정말 잘쓰는 사람들(여기서는 스토리텔링 능력에 가깝다)은 존재하고 그런 스토리텔링은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에 가치 있다. 앞서 언급한 역량들에는, 이 스토리텔링 역량이 기깔나는 장인들에게 요구할 필요는 없는 전천후적 능력도 존재함. 스토리텔링 잘하는 기자가 필요한 영역과 상품으로서의 콘텐츠를 고르고 유통하는 편집자(?)의 영역이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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