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보상, 스톡옵션에 관한 생각
내가 스타트업을 선택했던 이유는 첫 번째로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로 사업을 하고 싶었고 두 번째로 내가 한 사업으로 돈과 명예를 얻고 싶었다. 이 말만 듣고는 단지 돈만 바라보고 스타트업을 시작했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그렇다고 돈을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로 성공해서 내 가치를 인정받고 싶었다. 스타트업에서 나의 일을 하고 그 일이 잘 되어 돈이 따라와 주길 바랬다. 성공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떤 일에 집중하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여 가다 보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고 한다. 나는 이 말대로 완벽하게 하지 못 했던 것 같다. 일을 하는 중에는 그 일에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보상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니까. 내가 실패한 원인 중에는 일에 온 신경을 집중하지 못 하고 보상에 대한 생각을 한 이유가 어느 정도 차지하는 것 같다.
실패한 원인에 대한 이야기는 천천히 하기로 하고 스타트업을 하고 싶었던 이유 중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스타트업에 들어갈 때 회사의 지분과 스톡옵션 등에 관련된 지식이 별로 없었다. 정말 단순하게 스타트업에서 사업이 성공하면 함께 일한 사람들은 모두 어느 정도 괜찮은 보상을 받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서 채용을 할 때 연봉 외 스톡옵션을 줄 테니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하여서 다 같이 성공하자라는 식의 일명 '로켓에 올라타세요'라는 채용 공고를 내걸고 있고 나는 그것을 순진하게 믿었다. 이전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지분 또는 스톡옵션을 내건다. 스타트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 중 이 스톡옵션에 대해 자세하게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내가 합류했었던 스타트업의 대표는 처음 인터뷰를 볼 때 당연히 스톡옵션을 주겠다고 약속했었고 스톡옵션 계약서를 쓰기까지는 입사 후 8개월 정도 걸렸다. 연봉계약서는 입사 시에 바로 작성했지만 스톡옵션에 대한 계약서는 회사 쪽에서 계속 미루었었다. 그 당시 회사의 사원은 30명가량 되었는데 모든 사원에게 입사 시에 스톡옵션을 주겠다고 약속했었고 8개월 뒤에 진짜 계약서를 쓴 사람은 거의 내가 유일했다. 스톡옵션 계약서 작성도 작성이었지만 그렇게 받은 스톡옵션의 내용도 볼만했다. 나에게 주어진 스톡옵션의 양은 회사 전체 주식의 1%가 한 참 안 되었다. 처음엔 그 수치를 보고 황당했다. 성공 여부에 대한 것도 불확실하고 성공을 한다 해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인데 그렇게 어렵게 성공을 해도 내가 받는 보상은 대기업에서 주는 연말 보너스 정도라는 게 황당했다. 나는 스톡옵션 계약서를 쓰고 나서야 주식, 스톡옵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기 시작했었다. 정말 앞 뒤 순서가 뒤죽박죽이었다..
지식백과사전을 보면 스톡옵션은 시세보다 적은 금액으로 자사 주식을 매입하고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제도이다. 근로의욕을 북돋워 기업을 활성화하는 일종의 인센티브 제도이지 회사의 주식을 당신한테 드릴께요가 아니다. 그리고 상법상 스톡옵션으로 부여할 수 있는 주식의 수량은 총발행 주식수의 10%다. 내가 다녔던 스타트업에는 30명의 사원이 있었으니 이 사람들이 다 스톡옵션을 가지려면 당연히 한 사람당 1%가 안된다. 나는 바보같이 이런 사실을 몰랐으니 계약서를 받아보고 황당할 수밖에. 정말 실력과 운이 좋아 스타트업 회사가 성공해서 3년 만에 100억 가치의 회사가 되었다고 치자. 스톡옵션 총발행 주식수는 10%이니 30명이 공평하게 나누면 0.3%가 되겠고 이 0.3%는 돈으로 치면 3천만 원이 된다. 3년간 3천만 원이니 1년에 천만 원. 스타트업 회사 입사 시에 스톡옵션을 핑계로 연봉은 당연히 깎고 들어갔을 거라 본다. 정말 그 스타트업의 실력과 운이 좋아야 원래 받던 연봉을 비슷하게 받거나 약간의 보너스를 더 받게 되는 셈이다. 만일 나처럼 스타트업을 통해 스톡옵션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은 꿈에서 깨시길 빈다.
스톡 옵션을 통해 돈을 벌 수도 있다. 주식의 이익배당인데 기업의 영업활동 결과로 발생한 이익을 주주에게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것도 회사에서 이익금이 발생하지 않으면 주주는 배당을 받을 수가 없다. 만일 이익금이 생겨 배당을 받는다면 배당금은 회사의 순자산액에서 자본금의 액, 결산기까지 적립된 법정준비금의 합계액, 결산기에 적립하여야 할 이익준비금의 액, 소정의 미실현 이익을 뺀 금액에서 가능한 건 함정이지만 말이다. 배당금에 대한 내용은 법무법인 세움 블로그를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글을 쓰다 궁금해진 것은 우리나라 스타트업 중에서 3년 내에 이익을 낸 회사가 얼마나 될까? 1년에 창업한 회사와 유지하는 회사, 이익을 낸 회사를 추려낸 자료가 있으려나. 이익을 낸 스타트업이 몇 % 나 되는지 궁금하고 실패한 주제에 염치없지만 한 번 스타트업을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단기간에 이익을 낸 회사에 정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더 쓰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스톡옵션에 대한 내용만 쓰고 마치려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돈을 바라고 스타트업에 뛰어들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희박한 확률을 뚫고 성공을 해도 스타트업의 대표와 공동 창업자 정도만 돈을 벌지 직원으로 합류하는 분에게는 물질적 보상이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다. 돈 외에 다른 뚜렷한 스타트업에 뛰어들 목적을 찾으시길 바란다.
#스타트업 #스톡옵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