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우 Sep 14. 2024

복을 짓다

복댕이마을의 유래


 옛날 옛적에 작은 시골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은 푸른 산과 맑은 강으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곳이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밭을 가꾸고, 가족을 돌보며 열심히 살아갔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고, 어른들은 서로 돕고 살았죠.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한 가족처럼 지냈답니다. 


 이 마을에는 산 턱 아래에 텃밭을 가꾸며 살고 있는 자식이 없는 노부부가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노부부에게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그만 대바구니 안에는 무명천으로 싸인 아기가 노부부 집 안마당에 놓여 있었던 거죠. 


 노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하늘이 내려주신 아이라 하여 ‘복댕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답니다. 마을 사람들도 이 놀라운 일에 모두 축하를 하면서 아기를 위해 이 집 저 집에서 돌아가면서 보살피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노쇠한 노부부는 복댕이가 열 살이 되던 해에 그만 하루 이틀을 두고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복댕이를 뒷바라지해주기 시작했죠. 온 마을 사람들의 사랑과 보살핌은 복댕이를 지혜롭고 용감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했답니다. 복댕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마을에서 일을 거들며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유달리 가뭄이 길어지는 어느 여름날이었어요. 

산에서부터 마을로 흐르던 강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게 되었죠. 긴 가뭄에 논과 밭은 타들어가기 시작했어요. 마을 정자에 모여 이제나 저제나 비가 오기를 기대하며 하늘만 바라봤어요. 


 강이 말라버렸으니 논에 댈 물도 밭에 줄 물도 너무 부족하게 되었거든요. 마을 사람들은 먹을 물을 간신히 근처 아직은 마르지 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리며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마을의 위기 앞에 정자에 모인 마을 사람들은 해결책을 찾으려 했어요. 이웃 마을도 비슷한 처지이다 보니 좋은 방법을 찾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어느 날, 복댕이가 산과 들 할 것 없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복댕이에게 소리치기만 했죠. 그런데 어느 날 복댕이가 가리키는 곳에서 맑은 물이 조금씩 솟아나기 시작했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너무 놀라워 눈이 휘둥그레졌답니다.


 신기하게도 복댕이는 물을 찾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던 겁니다. 

 “이제 살았다!”

 “역시 우리 마을 복댕이였네.” 

하며 마을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야단법석이었습니다. 복댕이도 마을 사람들이 다시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며 기뻐했습니다. 


 그날 이후 복댕이와 마을 사람들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물을 찾아 나섰어요. 복댕이의 도움으로 여러 곳에서 숨겨진 샘물을 발견했답니다.


 샘물을 발견한 마을은 긴 가뭄을 해소하고 그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게 되었죠. 마을 곳곳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넘쳐났어요. 


 마을 사람들은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이웃 마을 사람들과도 나누면서 한가위를 맞게 되었죠.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면서 마을 사람들이 정자에 모여 잔치를 열기 시작했죠.  


 이후 복댕이 이야기가 대대로 전해져 내려와서 지금은 마을의 자랑스러운 상징이 되었답니다. 이렇게 종천마을은 복댕이 마을이라는 애칭을 얻었고 이장님과 마을 사람들은 현재까지 마을 공동체를 위해 한 마음으로 마을 가꾸기를 하고 있답니다. 


 옛날에 마을 정자가 있던 자리에는 행복마을회관이 세워져 있고 복댕이 마을이라고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요. 마을을 구한 작은 영웅이야기는 마을 사람들의 사랑과 나눔의 이야기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