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목요일 아침
새벽 7시 아직은 꿈나라에 있을 내가 진통으로 잠이 깼다.
전 날, 같은 만삭 처지인 언니가 엄마랑 같이 우리 집에 놀러 왔고
우리는 배불뚝이 서로의 모습을 보고 깔깔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수영이는 이제 정말 나올 때가 된 거 같다.”라고 엄마는 말씀하셨고,
이틀 전, 평소에 전화 한 통 없으시던 아버님이
“이제 딱 사흘 후에 나올 거야!” 간밤에 꿈을 꾸셨다며 밝은 목소리로 전화하셨다.
사흘? 나흘? 아무튼 그날이 오늘이었다.
예부터 어른들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다더니! 기가 막힌데!
예정일보다 일렀던 그날. 아기를 품고 있던 나는 정작 아무런 조짐도 못 느꼈는데…
다행히 신생아 빨래는 미리 해두었다. 숙제는 해놨으니 다행이다.
병원에 가면 꼼짝없이 금식이라며 가기 전에 밥을 두둑이 먹고 가라던 영주 언니의 말이 떠올랐다.
아무리 먹성 좋은 임산부여도, 아침밥 안 먹는 우리 집에 갑자기 밥이 있을 리가…
그런데 아까 그건 분명 양수가 맞는 거 같은데…그렇다면 밥 올릴 시간을 없고 냉장고에 뭐가 있지?
냉장고를 열어보니 엄마가 어제 사 온 딸기가 눈에 들어온다. 야무지게 한 통을 다 씻고,
진통 어플을 확인하면서 한 알도 빠짐없이 다 먹었다. 그래서인가?
지금도 망고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딸기다.
망고라는 태명과 달리 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딸기인 어린이가 되었다.
꽤 오래 잊고 지냈는데...
얼마 전 친구가 망고 생일이라며 갖다 준 어느지역의 유명 딸기를 보니 기억났다.
아기를 만나러 가기 전에 손수 씻어 먹었던 딸기.
그날 오후 망고가 세상에 나오자 오늘처럼 눈이 펑펑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