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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택 Jan 06. 2022

조카와의 공감대

쇼미 더 머니의 위엄

 지난주 아내가 병원에 입원  있던 셋째 , 불편한 간이침대에 자는 나의 모습이 안쓰러워   그날은 집에 가서 편히 자라고 했다. 아내를 두고 떠나는  마음이 편하진 않았지만 내심 하루 편히 저녁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설렘도 교차했다.


하지만 마땅히 집에서 저녁을 차려 먹을 게 없다는 생각에, 밖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고 들어 갈까 하다가 문득 엄마가 떠올랐다. 전화를 하니 나의 조카들을 데리고 한 고깃집에서 막 저녁식사를 하러 가려는 참이니 이리로 오라고 했다.


 오랜만에 만난 조카들과 맛있는 갈비도 먹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조카들을 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첫째 조카를 조수석에 태웠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 동안 조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려고 조카에게 물었다.


“소연아, 집에 가는 길 동안 소연이가 좋아하는 음악 틀어 줄게, 무슨 노래 틀어 줄까?”


한동안 고민하더니 그가 신청한 노래는


“잠시만.. 음... 회전목마!!”


 순간 귀를 의심했다. 당연히 콩순이니 코코몽이니 아기 상어와 같은 어린이 동요들을 들려줄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겐 나름의 충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전목마'라는 노래는 이번 show me the money 시즌 10에서 소코도모가 본선 공연곡으로 만들어진 곡이기 때문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2학년 꼬마애가 시청 할리도 만무하고 RAP 베이스의 음악을 듣는다는 자체를 상상을 못 했기 때문이다.


 조카는 이 노래를 show me the money를 보고 알게 된 게 아니라 틱톡과 방과 후 학습을 통해 알게 된 노래라고 했다. 이제 조카는 아기 상어와 같은 동요를 듣는 아기가 아니라 점점 대중문화에 익숙해지는 나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 마냥 아기 같던 나의 조카가 소녀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삼촌을 많이 좋아해 주는 조카지만 언젠가 사춘기가 오고 남자라는 생물체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며 나를 멀리 하는 순간이 오겠지? 이 좋은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얼마 남지 않다 생각하니 조금은 서글퍼진 하루였다. 그러한 아쉬움 때문이라도 이 순간을 소중히 보내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린 차 안에서 함께 회전목마 노래를 합창하며 집으로 돌아 갔다.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처럼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빙빙 돌아올 우리의 시간처럼 인생은 회전목마'



PS.  쇼미 더 머니가 장수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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