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은 전북 완주군 운주면, 충남 논산시 벌곡면, 충남 금산군 진산면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인적이 드문 벽산 두메산골에 있는 험준하고 큰 산봉우리’를 의미하는 대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암절벽과 괴석, 그리고 숲과 계곡이 아름다운 작은 금강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여러 지역에 걸쳐있는 대둔산은 출발지를 어디로 할지에 따라 관람 포인트가 달라집니다. 전라북도에서 관리하는 대둔산 도립공원은 기암절벽이 절경이고, 충남 대둔산 도립공원 일대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을 감상하며 걷는 길입니다. 그래서 전북 진안 대둔산은 '케이블카와 구름다리', 금산군 대둔산은 '대둔산 자연휴양림', 그리고 논산시 대둔산은 '수락계곡 길'을 대표 여행 주제로 소개합니다.
충남 생태여행지 10선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논산 대둔산 코스는 수락계곡을 따라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를 향해 올라가는 길입니다. 최근에 새롭게 만든 무장애 친환경 자연관찰로를 따라 걸으며 울창한 숲, 시원한 계곡물과 폭포, 그리고 옆으로 펼쳐지는 기암괴석 등 다양한 볼거리와 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수락계곡길을 걸으며 바라본 대둔산 정상부
자연 친환형 무장애 탐방로, 논산 대둔산 도립공원 수락계곡길
원래 이 길은 미끄러운 수락계곡 바윗길을 따라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로 올라가는 쉽지 않은 등산 코스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2019년 5월에 자연친화적으로 만든 무장애 자연탐방 길을 새로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대둔산 자연을 만나고 느끼며 거닐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곳 자연탐방로는 계곡 위를 관통하는 도보 다리 길입니다. 그래서 울창한 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동안 힘차게 흘러가는 수락계곡 풍경을 내려다보는 멋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려합니다. 때로는 잠시 자연탐방로를 벗어나 아래로 내려와 수락계곡 물길을 가까이서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대둔산 도립공원 수락계곡길 탐방로
논산 대둔산 도립공원 수락계곡길 3대 명소
수락폭포 지점부터 마천대 정상으로 가는 길부터는 가파른 계단길과 구름다리 길을 걸어야 하지만, 그 이전까지는 완만하게 올라가는 경사길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는 도중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대둔산 비경이 있으니 그 주인공들은 바로 선녀폭포, 고깔 바위, 그리고 수락폭포입니다.
무장애 탐방로 덕분에 마천대 정상에 올라가는 계단길 구간까지 쉬지 않고 한번에 갈 수 있지만, 이들 3대 비경을 만나는 중간 쉼터에 머물며 쉬엄쉬엄 여유를 갖고 대둔산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숲길을 걷든 동안 힘차게 흘러내리는 계곡 폭포를 만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폭포와 바위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 순간 역시 멋진 산행길 휴식 시간 일부입니다.
대둔산 도립공원 수락계곡길 3대 비경 - 선녀폭포, 고깔 바위, 수락폭포
대둔산 도립공원 수락계곡길에서 만난 친구들
이번에는 마천대로 올라가는 대신 대둔산 수락계곡 자연탐방에 더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올라오는 동안은 수락계곡 길 풍경을 감상하면서 걸었다면, 다시 되돌아가는 길은 주변에 어떤 친구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는지 더 느린 눈으로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시간입니다.
겨울잠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먹이 활동을 하느라 바쁜 다람쥐는 언제나 만나면 반가운 산길 친구입니다. 충남 보호종이자 이곳 일대 깃대종인 이끼도롱뇽을 만나 볼 수 있을까 하고 계곡 주변 바위를 살펴보다가 바로 어디선가 날아와 목을 축이고 가는 장수말벌을 만났습니다. 곳곳에 거미줄을 드리우고 먹잇감을 노리는 무당거미 역시 이곳 주인공 중 하나입니다.
오늘 처음 만난 친구들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산책로 손잡이 위에서 한가로이 앉아 있는 고마로브 집게벌레, 산책로 수풀 옆에 단아하게 피어있는 수골무꽃, 그리고 꽃이 피고 난 자리에 씨앗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그늘골무를 처음 만났답니다. 비록 꽃이 핀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만남을 기다려온 함박꽃나무를 만나 반가웠습니다.
대둔산 도립공원 수락계곡 친구들
논산 대둔산 도립공원 생태 여행길 같이 걸어볼까요?
비밀 가득한 숲길 여행을 마치고 다시 바깥세상으로 나옵니다. 수락계곡 길 안쪽이 아직 늦여름 분위기라면 대둔산 도립공원 일대는 울긋불긋 가을 노을이 서서히 짙어가는 가을입니다. 한나절 사이에 가을색이 더 짙어진 것 같은 건 단순히 기분 탓일까요?
오전에는 초행길에 긴장을 해서 발견하지 못했던 꽃향유, 산괴불주머니, 쇠별꽃 등 이름도 예쁜 우리 풀꽃 친구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늦은 오후가 되자 다시 활동을 시작한 쇠딱따구리 친구들 배웅을 받으며 이번 생태 여행길을 마무리합니다.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의미 있는 숲 여행길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이곳 자연탐방로를 거닐며 대둔산이 건네주는 힐링의 순간을 같이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