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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틀LEE Apr 01. 2024

사람이 싫어서 배우는 인간관계론 (5. 미묘한 무시)

언젠가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심장이 요동치면서 마치 내 가슴속에서 경주마가 뛰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분명 회사에서 일할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자꾸만 가슴이 막혀온 이유를 곱씹어 본다.


삼삼오오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할 때 은근히 나에게만 무시하는 말투로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그 사람과 나의 1:1 상황이 있는데 나는 잽을 계속 맞고 있지만, 스스로 부정하며 '이건 단순한 농담일 거야' 하면서 웃어넘겨 버린다.


모래성의 바닥을 지속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아무리 견고하더라도 스르르 무너져 내린다.

어느 순간 자존감은 밑바닥을 향해 돌진하고, 내가 하는 일과 가족 안에서 스스로 못난 사람이라 치부해 버린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는 허락된 시간 안에서 발버둥 쳐야 한다.

나에게 미묘한 무시를 던지는 잽을 더 이상 맞기 싫다면 자립할 수 있도록 멱살을 잡고 나를 끄집어내야 한다.


첫번째 방법은 '침묵'이다.

내성적인 사람이라서 말을 제대로 못하거나 우아하게 받아칠 수 없는 경우에 그 사람이 무시하는 말투를 다시 던지면 우선 똑바로 눈을 쳐다봐야 한다.


그리고는 상대방의 눈부터 시작해서 허리까지 서서히 내려갔다가 다시 눈을 쳐다본다.

그리고는 아무말 하지않고 돌아서면 된다.

이러면 나는 더이상 너의 무시를 받지 않기로 결심했고, 화가 나있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다.


흥분해서 말을 더듬거나 제대로 표현을 못하는 것보다 몸짓으로 방점을 찍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방법은 '단절'이다.

그 사람과 나의 대화를 더이상 이어가지 않고, 명확한 단절을 실천하는 방법이 있다.

상대방이 무시하는 말투를 던진다면 그 말을 정확히 짚어줘야 한다.


'예의 바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조금 무례하네요'

'웃으면서 상처 주시네요'

'이상하다는 말이 무슨 뜻이죠?'


내가 지금 명확히 불편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웃음'을 띄우면 안된다는 점이다.


웃어서 그 상황을 넘기려 하면, 똑같은 일은 지속적으로 발생될 것이다.

집에 가서 이불을 덮을 때마다 '왜 그렇게 못했지?'라며 스스로를 자책하며 이불킥을 날려도 자신의 자존감은 꽃잎처럼 흩뿌려질 것이다.

맘을 다잡고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야 한다.


흰 도화지에 크레파스로 이쁘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작은 아이는 다른 아이가 와서 무심히 검은색으로 자신의 도화지를 망쳐놓으면 몸으로 밀어내거나 울음을 터뜨려 자신의 그림을 지키고 잘못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내 마음의 도화지를 다른 사람이 함부로 하게 놔두지 마라.

당신의 그림은 찬란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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