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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3 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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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Hee Dec 10. 2023

From BANKSY to KAWS

가을의 조각

딱히 해외여행을 즐기는 편이 아닌 내가, 올해 소진될 마일리지를 사용하기 위해 추석 연휴에 무려 8박 9일을 교토에서만(!) 보내기로 하고 무작정 교토로 떠났다. 사실 가기 전에 교토에서 9일을 지내는 게 너무 심심하거나 지루하진 않을지 살짝 걱정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결국은 쓸데없는) 걱정이 무색하게도 교토에 완전 반해버렸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그렇게 유명하다는 교토 단풍을 보겠다는 핑계로 바로 또 교토행 비행기를 표를 끊었다.


이번 교토 단풍 여행은 3박 4일, 나름 빠듯한(?!) 일정이기 때문에 정말 심혈을 기울여 계획했고, 파워 P인데도 불구하고 진짜 수십 번은 일정을 수정한 것 같다. 지난 8박 9일 일정을 대부분 내 본성 P 그대로 다녔다가 돌아와서 내가 안 가본 곳들이 이렇게나 많았다고...?! 하며 후회를 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은 정말 완벽에 가깝게 계획하고 싶은 욕심이 너무나도 컸기에. (지난번 여행에서 예상치 못한 컨디션 난조나 여러 돌발상황으로 계획이 다 지켜지지도 못할 것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에 이번 여행계획은 최대한 "현실적으로" 완벽하게 세우는데 아주 두 달간 아주 공들였다... 내 나름...)


그중 맨 처음 일정이었던 교세라 시립미술관(Kyoto City KYOCERA Museum of Art)의 MUCA전. MUCA는 독일의 urban and contemporary art 미술관인데 마침 이 시기에 뱅크시와 카우스를 포함한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의 최초 교토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사실 조각이나 설치미술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라 (아무리 뱅크시와 카우스라지만... 카우스 작품은 국내 프리즈에서도 몇 번 보았고) 솔직히 막 엄청 큰 기대가 되거나 하진 않았는데, 뭐 유명한 작가들 작품이 온다니, 그것도 교토 시립미술관에, 꼭 가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무조건 일정에 넣었다. 매우 바쁠 예정인(!) 나의 일정에 막판에 겨우 끼워 넣은 일정이었다.


이 날 연착도 없이 아주 이른 비행기로 교토에 9시 좀 넘어 도착하고, 우리 비행기를 탑승했던 사람들밖엔 입국수속 하는 사람들도 없어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입국수속에 하루카 티켓까지 발권 완료해서 웬일, 이거 교토에 아주 일찍 도착하겠구만!! 하고 엄청 설렜는데... 하루카가 교토로 가는 도중에 두어 번 정차하더니 결국 1시간 가량이 지체되었다... 여기서부터 도착하자마자 라멘을 먹으려던 일정이 꼬이고 바로 숙소에 짐 놓고 미술관으로 이동하기로 결정. 미술관까지 거리는 좀 있었고, 하루카 정차로 짜증에 숙소 찾느라 헤맸고 밥도 못 먹은 상태라 매우 지친 상태였으나 일단 교토의 거리를 눈에 담고 싶어서 걸어서 미술관으로 갔다.


결론은, 아 역시나 이 전시를 일정에 넣기를 매우 잘했다. 실물로 접한 뱅크시 작품은 정말 너무, 너무 좋았다. (이건 올해 국제갤러리에서 했던 아니쉬 카푸어 전을 갈까 말까 고민했을 때처럼 '역시 직접 본 게 잘했다!'라고 생각이 든 결정이었다.) 작품들의 스케일도 생각보다 훨씬 컸고, 각 작품 뒤의 철학과 아이디어도 좋고, 보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확실히 이런 스케일이 큰 작품들은 실물로 접해야 그 압도적인 느낌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뱅크시는 너무 유명하니까 여러 매체 통해서 많이 들어보기는 했어도 그의 작품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는데, 이번 계기로 좀 더 알게 되었으니 매우 만족스러웠던 일정.


역시 뭔가를 할까 말까 고민이 될 땐 가급적 해보는 쪽을 택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이게 (좀 뒤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올해 내 깨달음 중 하나다.


교세라 미술관 가는 길 - 예쁜 단풍
교세라 미술관 가는 길
교세라 미술관 도착
MUCA 전시실 들어가기 전, 미술관에서 밖을 바라본 전경. 단풍이 너무 예뻤다.
전시의 시작 - Banksy
"Bullet Hole Bust"
이게 아마 제일 흔하게 소개돼서 가장 익숙한 뱅크시의 작품 아닌지?
"Ariel"
"Bacchus at the Seaside"
"Are You Using That Chair?"
페로탕 삼청에서 접했던  Barry McGee의 작품들. 낯이 익어 반가웠다.
Os Gemeos의 "Untitled Guitar"
그리고 전시의 끝 - KAWS
"4ft Companion (Dissected Brown)"
"Bronze Editions #1-#12"
겨우 예약해 두었던 근처 우동집에서 밥 먹고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교세라 미술관
해가 질 무렵 바로 옆 The National Musuem of Modern Art, Kyoto 창가에서 바라본 교세라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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