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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Sungil Kang Mar 14. 2018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제주국제자유도시

'보아라 결국 파국이다' 

2018년 6월 지방선거가 어느덧 몇달 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나름의 정치적 역량을 갖춘 후보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방선거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제주도지사 선거일 것이다. 여당으로 시작해서 야당이 된 현 제주도지사는 여전히 이 선거에서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현 상황의 대한민국 상황을 고려할 때 여당 출신의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적폐청산 요구에 부응하는 리더십과 국민의 기대, 지난 4년동안 제주도지사의 정책에 대한 회의여론 등을 감안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당선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그리고 당선이란 고지를 정복하는데 가장 큰 무기는 제주의 민심에 가장 잘 부합하는 비전과 리더십을 제시하는 후보일 것이다. 잘못된 리더를 선택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 가는 지난 대한민국 10년, 작게는 제주의 10년을 보면서 반추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눈 앞의 이익은 일원단위까지 자세히 그려지지만 그로 인한 사회적비용은 계산되고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18년 이후 제주를 이끌 비전과 리더십은 무엇이어야 할까?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말론브란도와 비비안리라는 전설적인 배우들이 열연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1957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는 고전영화의 걸작이다. 이 영화에서 블랑쉬를 연기하는 비비안리는 바뀐 현실에도 불구하고 과거 미국 남부의 화려함에서 벗어나지 못해 점점 현실과 동떨어져가는 연기를 영화 속에서 잘 녹여냈다. 그녀의 귀족적인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는 소위 인생 캐릭터였다. 물론 그녀가 주연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더욱 유명하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말이다. 


영화에서 욕망의 끝은 그리 긍정적인 것이 아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미국 남부항구도시 뉴올리온스로 온 블랑쉬가 변화한 현실에 대한 인정을 한사코 거부하고 과거의 화려함에 매어 있다가 결국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욕망이란 단어가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껴 탐함이란 의미라고 볼 때 블랑쉬가 결핍을 느낀 것은 무엇이었을까? 


                                                                            자료: 구글이미지

                       


돈이 된다면 팔 수 있는 것은 '다판다 제주',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관광


블랑쉬가 과거의 영화에 대한 미련을 못버렸듯이 제주도 또한 성장과 발전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성장과 발전을 하지 말자는 주의는 아니다. 성장하고 발전해야 하지만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에 대한 고민을 더욱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소위 '파워 엘리트' 몇몇과 용역이 아닌 오랜 숙의와 논의를 통한 합의를 통한 방법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과 관련해 제주도가 '보물섬'이라고 불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제주가 가지는 지리적 위치와 본토와 차별화되는 천혜의 자연이다. 이 두가지 요소는 늘 제주의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였다. 제주가 본격적으로 한반도와 운명을 같이하게 된 봉건시대를 지나 구한말, 일제시대 그리고 최근의 산업화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운명을 결정한 요소는 지리적 위치였다.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최남단의 가난한 고립된 섬. 유배의 섬 제주와 4.3의 섬 제주는 그렇게 제주인과 무관하게 운명이 결정되어져 왔다. 


을 조화롭게, 아니면 근래에 들어 많이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이용보다는 '물들어올 때 노 젖는다'는 듯이 최대 효율성을 추구하는 화폐가치의 최대화를 목표로 이용되고 있다. 자연의 생태 다양성, 청정성, 문화의 고유성 등 다양한 가치체계는 오직 화폐가치라는 단일가치로 전환되어 가치평가가 매겨지고, 화폐가치로 전환하기 어렵거나 낮게 매겨지는 것은 부정되거나 제거되고 있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삶의 공간인 제주라는 지리적 장소는 '효율'과 '투자' 그리고 이를 매개하는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되어 화폐로 매겨져야만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무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유일하게 무한한 것이 있다면 인간의 욕망 뿐이다. 지금과 같이 효율성의 가치 아래 헤쳐모여 화폐, 즉 경제성이란 단일가치로만 제주를 바라보고 이용한다면, 섬이라는 물리적 한계성과 취약성을 갖는 제주의 미래는 뻔하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탄 블랑쉬 처럼 결국 파국이 예견되어 있는 것이다. 다만 그 파국이 얼마나 빨리 오고 늦게 오느냐하는 정도의 차이만이 쟁점인 셈이다.



'보아라 결국 파국이다' 


TV드라마 도깨비의 명대사가 머리 속에 맴도는 요즘이다.  제주의 욕망전차는 멈출 수 있을까? 2018년 6월그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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