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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Sungil Kang Feb 20. 2018

여행에 취해 커피에 취해, 바르셀로나 스페셜티커피여행

변화하고 있는 바로셀로나 커피풍경, 카페가 아닌 커피숍

프롤로그


최근 유럽의 가장 힙한 도시를 꼽으라면 '바르셀로나(Barcelona)'가 아닌가 싶다. 스페인 북동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이 도시는 지중해식 가스트로노미(미식), 바로셀로나FC로 대표되는 축구, 가우디의 건축, 그리고 고유의 라이프스타일로 소위 핫한 도시이다. 몇해전 방영된 '꽃보다할배' 스페인편으로 인해 한국인에게도 반드시 가봐야 할 유럽의 도시로 이미지 메이킹되었고, 결국 직항이 생겨남으로 인해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바르셀로나의 상징 가우디의 파밀리아 성당의 야경


바로셀로나 여행의 시작과 끝인 '카탈루냐광장'은 캐리어를 끄는 막 도착해 여행에 들떠 있거나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가득한 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이용자나 메트로 이용자들로 바쁘다. 여기에 이 도시 여행자들의 성지인 람블라스 거리보케리아시장과 항구까지 이어져 있는 동선에 기존 여행자들이 가득하다. 광장과 이어진 람블라스 거리 반대쪽으로 이 도시를 상징하는 '가우디' 건축물을 품은 한국의 강남쯤 되는 그라시아 거리엔 쇼핑가방과 천재건축가에 대한 동경을 품은 여행자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이렇게 완벽한 바로셀로나이지만 약 7일간 이 도시를 여행하면서 한가지 아쉬움을 느꼈다면 그것은 여행자를 위해 역사와 문화, 전통 그리고 미학적 측면에서 완벽한 이 도시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개인적 취향 때문이다. 그 아쉬움은 바로 '커피(coffee)'에서 기인한다. 하긴 나의 이 커피로 인한 취향은 그 유명한 '파리'에서도 여행만족도를 약간 감소시키는 원인이었으니 바로셀로나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커피관련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 커피가 도입된 것은 15C 중엽에 막을 내린 십자군전쟁 이후라니 지금으로 따지면 6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 기간동안 유럽중남부 대부분의 국가에서 커피는 음료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19C 후반 이탈리아에서 에스프레소가 자리잡기 시작한 이후 유럽의 주류 커피문화는 에스프레소였고 카페였다.


그렇다. 문제는 커피에 대한 취향에서 온다. 맥심으로 대표되는 냉동건조커피의 전성기가 지난 이후, 국내는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아메리카노에 이어 최근에는 전세계 각지에서 재배되는 지역의 테루와(terroir)와 커피농장의 특성이 반영된 아라비카 종의 스페셜티커피(specialty coffee)와 필터가 커피의 지방을 잡아줘 비교적 깔끔한 맛을 내는 핸드드립(hand drip) 커피시대이며, 카페가 아닌 커피숍의 시대다. 10여전부터 부정확한 홈로스팅에 도전하면서 길들여진 이 커피에 대한 나의 취향이 로부스타 에스프레소의 강한 맛과 적은 양이 만족할 수가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주류 커피문화는 에스프레소와 카페지만 이런 바로셀로나도 커피취향에 대한 변화의 물결은 있을 것이란 기대. 그래서 찾아보았다. 바로셀로나 이 도시 어딘가에 내 커피 취향을 만족시켜줄 카페가 아닌 커피숍이 있을 것이란 기대, 그 결과 스타벅스를 스쳐 몇군데를 발견해낼 수 있었다.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바로셀로나를 짧게 방문한 여행자를 위해, 로부스타의 진한 커피향이 아니라 커피빈 본연의 다양한 맛을 내는 아라비카 커피향에 취해보기 위한해 바로셀로나의 스페셜티커피숍 몇군데를 정리해 본다. 로스터들과 바리스타 그리고 새로운 커피취향을 가진 신세대들이 바로셀로나 커피풍경에 변화의 작은 물결을 일으키길 기대해보면서 말이다.


Nomad Coffee

위치 : Passatge Sert, 12, 08003 Barcelona, 스페인


"Roasting in Barcelnna'라고 크게 강조하는 이곳은 2013년 런던에서 커피를 공부하고 설립한 쥔장은 2번의 스페인 바리스타 챔피언쉽 챔피언을 지냈다고 한다. 고퀄리티의 스페셜티 커피를 브루하고 로스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커피의 맛은 어떨까? 한달동안의 이번 여행기간 동안 파리와 스페인, 모로코, 그리고 포르투갈의 도시들을 돌면서 갖게 되었던 커피에 대한 갈증은 한잔의 커피로 치유되었다. 내가 선택한 원두는 르완다 matyazo2. 한국보다는 약간 많은 양을 드립해 주는 느낌이다. 아쉬운 건 커피잔. 국내에서는 다양하고 이쁜 커피잔에 담겨 있어야 할 녀석들이 물컵에 담겨나온다. 서양인들의 실용성 추구의 한 단면이라 생각하면서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필터(드립)커피 뿐만 아니라 에스프레소도 취급한다. 머신은 La Marzocco Strada. 특이한 것은 드리퍼와 드립의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리오의 V60, 칼리타, 에어로프레소, 케맥스 그리고 모카포트를 선택할 수 있다. 로스팅한 원두 판매는 기본이다.

위치는 여행자가 많이 찾지 않은 쪽이라 가기 다소 어중간 한 곳이다. 하지만 카탈류냐 광장에서 10여분 내외 거리니 의지를 갖고 가는 커피러버라면 후회하지 않을 곳인 듯 싶다. 이곳의 바리스타인 여성은 영어가 매우 능통하다. 사업이 번창해서인지 현재 이곳을 합쳐 2군데 점포가 더 생긴 듯하니 편한 곳을 찾으면 될 듯하다. 구글맵을 활용하자.



Onna Cafe

위치 : Carrer de Santa Teresa, 1, 08012 Barcelona, 스페인


카탈루냐 광장에서 천천히 올라가면서 가우디의 대표적인 건물, 카사바트요와 카사밀라를 감상하면서 바르셀로나의 또 하나의 여행자거리이면서 람블라스거리보다는 보다 럭셔리하고 쾌적한 그라시아 거리 대로 끝 골목에 수줍게 위치하고 있다. onna라는 일본식 이름이 다소 신경에 거슬렸지만 설마 바로셀로나에서? 라는 생각으로 찾아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onna는 그 일본어의 '온나'였다. 들어선 커피숍에서는 전형적인 스페인 남자 바리스타 3명이 맞이 했다. 많지 않은 좌석이지만 위치가 그래서인지 저녁무렵이면 손님들로 가득하다. 스페인의 젊은 새로운 커피러버들이 주로 인 듯한 이곳의 드립커피는 전반적으로 괜찮다. 하지만 강한 맛이라기보다는 부드러운 신맛으로 세팅된 다소 연하면서 부드러운 바디감을 가졌다. 나중에야 알았지만(정확한지 확인은 못했다), 이곳의 원두는 후술하는 Slow Mov에서 로스팅한 원두인 듯하다. 그러한 면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곳은 맞지만 로스터리카페는 아니다. 이곳의 바리스타는 슬로우 무브에서 커피를 배운 출신들인가?라는 의문은 커피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듯했다.


사진을 구글이미지 자료. 여행에서 핸드폰을 분실한 관계로 동행의 핸펀으로 촬영한 원본으로 조만간 대체예정



Slow Mov

위치 : 08006, Carrer de Luis Antúnez, 18, 08006 Barcelona, 스페인


여행자에게 유명한 그라시아 거리 대로의 끝에서 위에서 언급한 온나커피의 반대방향 골목으로 쑥 들어간 뒷골목으로 가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가는 길에 아이들을 위한 초등학교도 있는 등 여행자보다는 주민들을 위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에서 다녀본 스페셜티커피숍 중에서 대형로스팅기를 설치한 로스팅 룸이 매장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이다. 이곳에서 로스팅한 커피는 국내에서와 같이 작은 다수의 커피숍에 납품되는 듯하다. 가게의 인테리어는 소박하다 못해 건조하기까지 하다. 소박한 대형 테이블, 딱딱한 나무의자였지만 저녁 7시쯤 찾아간 곳은 커피러버들로 넘친다. 한쪽에서는 중국여행자 커플도 있어 홀로인 동양인이라는 어색한 시선을 거둘 수 있었다. 여기서도 드립방식은 선택할 수 있는데, nomad에서와 같이 하리오의 V60을 선택했다. 익숙한 드립 준비과정을 지나 바리스타가 내온 커피는 의외로 고퀄리티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노마드와 온나커피에서도 느겼지만 로스팅은 미디업 정도가 아닐까 싶다. 선택한 원두의 특징이 그랬는지 모르지만 신맛이 조금 강하고 전반적으로 연했는데, 이곳도 그랬다. 시간만 여유 있었다면 다른 종류의 원두도 맛봤으면 아쉬움을 가져본다. 커피잔은 여전히 최악이다. 물컵이다. 실용적인 것도 좋지만 말이다. ㅡㅡㅁ


사진을 구글이미지 자료. 여행에서 핸드폰을 분실한 관계로 동행의 핸펀으로 촬영한 원본으로 조만간 대체 예정


Satans's Coffee Corner

위치 : Carrer de l'Arc de Sant Ramon del Call, 11, 08002 Barcelona, 스페인


많은 여행자가 찾는 고딕지구에 있어서 한국인 여행자에게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곳인 듯하다. 내가 방문한 날도 아리따운 한국인 여행자 2분이 찾아왔다. 이유는 구글맵에 이곳에 대한 한국여행자의 평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인 듯하다. 이들 여행자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프랫화이트를 주로 찾는다. 그래서 시켰는데 맛은 평범하다. 여전히 잔은 커피잔이기 보다 국내의 물잔에 주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곳의 아메리카노는 비추한다. 미리 내려놓은 것인지 따라서 나오는 커피는 꼭 보리차 내오는 것 같다. 그래서 맛도 장담하지 못한다. 드립을 찾는다면 이곳은 비추이다. 차라리 이곳과 멀지 않은 밑에서 소개하는 가보지는 못했지만 Cafes El Maginfico를 가는게 나을 듯하다.




에필로그


방문한 대부분의 스페셜티커피집은 가게마다 독특하고 코지(cozy)분위기를 가진 작은 커피집이다. 국내처럼 편안한 의자보다는 딱딱한 나무의자나 엔틱한 소품의자 등으로 장식되어 있다. 그래서 국내에서처럼 노트북을 들고 작업을 할 만큼 안락한 분위기라기 보다는 매우 실용적인 분위기의 작은 가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로셀로나 여행까지 와서 그럴리는 없겠지만, 핫하고 힙한 바로셀로나 커피러버들이 노트북 하나씩 들고 럭셔리하면서 안락한 분위기를 즐기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최신 유행의 엣지(edge)한 곳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끽하고 싶다면, 이곳도 한번 추천한다. Satan's Coffee가 바로셀로나 숙소 근처에 2호점(주소: Gran Via de les Corts Catalanes, 700, 08010 Barcelona, 스페인)이 있다고 해서 들렸는데 잘못 들어가 옆에 있는 부티크호텔 casa bonay의 커피숍이다. 저녁엔 바로 변한다. 사탄커피 2호점도 또한 플랫화이트가 주력 메뉴이니 드립커피를 원하는 사람은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될 듯하다.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아니 개인적으로 가지 않았지만 찾다보니 유명했던 곳을 소개하면 고딕지구 한 가운데에 위치한 Cafes El Maginfico (주소 : Carrer de l'Argenteria, 64, 08003 Barcelona, 스페인)이다. 여행자 천국인 곳의 중심에 위치하다보니 주력은 테이크아웃인 작은 스페셜티 커피집이지만 로스팅을 직접하는 곳이다. 시간상 들리지 못한 곳이니 이글을 읽는 이 도시를 찾는 커피러버들이 대신 들려 소식을 전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바로셀로나 스페셜티 커피의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1-2유로 사이인 에스프레소 커피에 비하면 가격은 센편이다.

커피의 풍미까지 잡는 바로셀로나 여행이라면 우리의 여행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여행지별 스페셜티커피, 로스터리카페 여행을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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