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셸입니다. '90년 대생 유진이들을 응원하겠다'고 글을 시작한 저도 평범한 유진이 중 한 명입니다. 90년 대 중반에 태어나 영화, 드라마, 책 등 세상에 펼쳐진 이야기들을 흡입하며 자라났어요. '나는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어떤 꿈을 가져야 하는 걸까?' 끊임 없이 생각하면서도 '사회적인 시선'이나 '남들 다 그렇게 하니까'라는 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기도 했던 영혼입니다.
해외 대학으로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전과를 해야 한다니?! 지금까지 친해진 친구들을 잃게 될지 모르겠다는 두려움과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전하게(?) 고등학교에서 국내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다가 재수를 했고ㅋㅋㅋ 재수를 하면서는 왜 꼭 수능을 봐야 하는 걸까 끊임없이 고민하며, 하라는 공부는 적당히 하며(!) 학사에서 친구들과 추억을 쌓고, 다양한 책과 영화들을 탐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점수에 맞춰, 사회적으로 취업이 더 쉽다는 경영학과를 택했기에 '대체 난 뭘 위해 왜 사는 걸까?'를 머리 싸매고 고민하기도 했는데요. 대학 생활 중에 인터뷰를 통해 만나 뵌 이 멋진 분들 덕분에 삶의 방향성에 있어서 감사하게도 아주 조금은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요즘은 위의 데미안 책에서 읽은 글귀에 매우 공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고정 관념과 '다 그래' 혹은 '원래 그래'라는 생각,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 발을 디딘 채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끊임 없이 손을 뻗어 투쟁하고 있다는 생각이 최근 들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많은 것이 빨리 변한다는 점에서는 막연한 불안감이 드는 날과 밤도 있지요.)
저는 이제 1년차를 넘기고 있는 사회 초년생입니다. 3년 전 가을, 정리했던 인터뷰 매거진을 다시 손보아, 80년대 이후 태어난 90년 대생들을 응원해주고자 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바쁨'과 '밝음' 속으로 저를 밀어 넣으며 어서 빨리 더 성장하라고 채찍질하느라 힘들었던 때에 이 분들과의 인터뷰 덕분에 위로와 용기를 얻는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의 그 발걸음은 시작이었을 뿐이고, 이후 인터뷰 여정이 끝나고도 제 자신과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의 저를 사랑해주게 되기까지는 2년이 걸렸습니다. 나를 들여다보겠다는 미명하에, 다양한 세계를 체험하겠다는 목표 하에, 지난 2년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 속으로 저를 던지며 토끼처럼 뛰어 다니느라 바빴고, 넘어지고 깨지며 다시 일어서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힘들다'는 말을 인정하지도,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 할 때에 학교 상담 센터에 상담을 다닌 적도 있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때를 떠올리며, 이 글을 저와 같은 평범한 유진이들을 위해 바칩니다. 저는 최근에야 나를 사랑하는 법에 대해 깨닫고 폭 빠져 예상치 못한 롤러코스터를 즐기는 게 인생임을 느끼며 즐기고 있고, 급변한다는 세상 속에서, 어떤 거센 바람이 몰아닥쳐도 잠시 수그렸다가 다시 일어나 서핑의 중심을 잡는 법을 조금은 깨달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이 되어 주었던 저의 작은 시도에 응답해주신 멋진 분들의 진심 어린 조언을 나누고 싶습니다.
2016년, 2 학기. 9박 10일 동안 인터뷰 프로젝트를 하나 했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미국 LA와 뉴욕으로 ‘자국 대학을 졸업하셨지만 미국에서 일하고 계신 커리어우먼분들 12분을 인터뷰’ 하고 돌아오는 프로젝트였어요. 디즈니, 파라마운트 픽처스, 미대사관, TED, 할리우드 연기자, 세포라, 구글, Upfly, 위워크, IBM, 벤더빌트 대학 등 모두 내로라 하는 기업, 기관, 직종에서 '당시에' 일하고 계신 분들을 인터뷰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때만 해도 이런 곳들에서 일 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다 멋진 분들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하며, 마치 제가 멋있는 사람이 된 것마냥 착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면, 이 분들이 '유명한 기관들'에서 일하고 계시다고 해서 '멋진 여성들'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거겠죠. 물론 '회사의 타이틀'을 보고 연락드리긴 했었지만, 인터뷰를 시작하고 알게 된 것들은 이 분들은 사실 ‘성공’만을 위해 달려오신 분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분들의 삶 안에는 ‘노력,’ ‘실력,’ ‘운’ 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가치’와 ‘철학’이 숨어 있었고, 때로는 사회적인 편견에 맞서서, 내면의 두려움에 맞서서, 각자의 삶을 각자의 방식으로 개척해나가고 계신 분들이었어요. 이렇게 '각자만의 과정’ 속에 계신 분들이었기에 우리에게 귀감이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결국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할 바로 단 한 사람은, 돌아 돌아 가더라도, 가능성을 잔뜩 안고 태어났던 원래의 우리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자기 자신과 사회에서의 교집합을 찾아나가며 싸워나가는 게 인생 아닐까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또 다시 매거진을 편집하면서 제가 궁금했던 것 말고도, 제 또래의 친구들이 궁금한 것, 혹은 저보다 좀 어린 친구들이 궁금한 것들은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봤습니다. 제가 궁금한 방향성도 방향성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친구들과 동생들이 궁금해 하는 지점은 또 조금씩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 지점을 연결 고리 삼아 편집해 보려 합니다. 특히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은 ‘막연한 미래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었는데요, 대학생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어디에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 먼저 살아나간 언니들이 답변해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 보려 합니다.
물론 저 역시 아직 제 인생 ‘과정’을 헤매고 있는 사회 초년생이에요. 완성형이 아니고, 아마 앞으로 더 많이 떠돌 제 인생의 단편이겠죠. 앞으로 더 많은 어려움이 닥칠 것이고, 그때마다 헤쳐나가는 것은 아마 저의 몫일 겁니다. 그래도 아직 배우는 과정 중인, 미성숙한 제가 전달 드리는 이 답변들이라도, 언니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 글들을 읽으시는 더 많은 분들의 마음 속에 따뜻하게 희망과 용기의 씨앗으로 심어진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해서 편집하느라고 후다닥 자문을 구했는데, 진심 어린 도움으로 응원해준 지인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전합니다. 특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도록' 해 준 수영 언니, 전시 가느라 바빴을 텐데도 편집자의 눈으로 읽어봐 주고 흥미로운 포인트들을 짚어 준 민경이, 여행 가면서도ㅋㅋㅋ놓칠 뻔했던 부분을 읽어내주며 놀라운 통찰력을 전달해 준 우연이, 숙취에도ㅋㅋㅋ내 방향성을 이해해주고자 통화해주고 중요한 포인트 찾아 준 재연이, 시험 치느라 바쁘고 정신 없었을 텐데도ㅋㅋㅋ 날카로운 시선으로 도움 되는 비평의 말을 해준 채원이, 재밌게 읽어주시면서 느낀 점을 하나하나 표현해주신 예영님, 제 눈에는 절대 보이지 않았던 부분까지 캐치해주시고 기타 피드백으로도 응원주신 서영님, 그리고 집에서 쉬는 시간을 얼마나 소중해 하는지 아는데, 그 시간의 일부를 할애해 준 나의 사랑하는 동생 윤재까지. 캬캬캬! 칭찬은 공개적으로 하는 거래서, 실명 공개했는데, 혹시 불편하다면 말해 주시와요들>< 정말 사랑하고, 다시 한 번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원본 매거진 : 브라바 디바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