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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셸 Michelle Nov 09. 2021

98%의 성공은 금방 0%가 되어버린다고요?

21.11.08 - 일주일에 커리어/자기 계발 글 하나 발행 - 35편

안녕하세요, 미셸입니다. 지난 한 주는 어떠셨나요? :)

오늘은 심리+멘탈 코칭과 자기 계발 글의 합체입니다.

(어제 늦은 시각까지 작업이라, 혹시 알람이 울려 수면에 방해될까 아침에 발행합니다.)




     요새 저는 점심시간마다 다소 죄책감을 느꼈었습니다. 동료분들과 식사를 하러 갈 때면 종종 육류를 섭취하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전에 브런치에도 잠깐 기록한 적이 있는데 사실 저는 페스코 비건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폴로 비건과 페스코 비건의 중간 회색 지대쯤에 위치하고, 올여름부터 환경과 건강 모두를 위해 천천히 바꾸는 중이에요. (*폴로 비건 = 붉은 살코기만 먹지 않고, 조류 어류까지 섭취. 페스코 비건 = 조류도 섭취하지 않고 어류까지 섭취. 비건 단계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에서) 


     헌데 새로운 분들과 이야기를 시작하고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마당(?)에 선뜻 '아 그런데 제가 사실 비건이라.. 어쩍 저쩍...' 하면서 첫 만남부터 말문을 열기가 조금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딱히 호불호가 없는 걸로 넘어갔었죠. 하지만 얼마 안 가 빠르게 후회했고, 그냥 일찍 말할 걸 싶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러 나갈 때면 슬슬 육류도 많이 섭취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올 연말까지는 완전히 페스코 비건이 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저와의 약속을 거스르게 되다니, 슬슬 함께 식사하러 나가기가 부담스러워졌어요.


     그리고 야근도 꽤나 잦았다 보니, 생활 패턴도 들쑥날쑥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몸이 힘든 건 둘째 치고, 올해 그렇게 열심히 쌓아왔던 개인 루틴이 흔들린다는 생각에 또 혼자서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느꼈어요. 어찌 보면 자기 관리는 생활 전반에 꼭 필요한 기초 공사이자 제 건강한 멘탈 뿌리인데요, 건강에도 조금 노란 신호가 오는 것 같아져 '아 잠깐, 스톱!'이라는 생각이 머릿속 한 가득 피어났습니다.


     그러다 제가 좋아하는 경영학 구루   분이신 '찰스 클레이튼' 교수님의 강연이 담긴 어떤 영상의 일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98% 성공보다 100% 성공이 훨씬  쉽다" 요였어요. 그리고 이게 무슨 뜻이지?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이후에 나오는 이야기들 덕분에 금방 이해할  있었어요. "98%보다 100%가 더 쉽다. 98% 언제 금방 0% 될지 모르는 리스크가 있다. 무언가 하나의 이유로 원칙에서 벗어날  있다는 것은 다른  어떤 이유로든 원칙에서 벗어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레이튼 교수님은 대학 졸업 후 처음 BCG에 들어가 컨설턴트로 업무를 시작하시던 때에 겪었던 일화를 들려주십니다. 상사가 일요일에 팀 회의를 소집한 거였죠. '오후 2시까지 모여야 한다'는 말에 교수님은, '아뇨, 저는 근무를 할 수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 회사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16살 때 (나이는 부정확함) 신께 약속한 부분이 있습니다'라고 답을 했고, 화가 나서 돌아간 상사가 다시 돌아와 '그러면 토요일 오후 2시에 보자'는 말에도 교수님은 '토요일도 어렵다. 토요일도 늘 가족과 함께 하기로 아내와 약속했기 때문이다'라고 답을 하였고, 결국 상사는 '금요일은 될 가능성이 있는 건지?'라고 교수님께 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일화에 크게 공감하게 되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무척 즐거워졌습니다.


    제가 가끔 힘겨워할 때는, 제가 세운 제 삶의 원칙들에서 조금 벗어나는 행동들을 할 때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면 왜 적잖이 마음이 불편한지, 또 왜 정말 쌓아온 습관들도 흔들흔들하기 쉬운지 알게 된 게 매우 유레카였어요. (반대로 제가 정말 존경하면서도 닮고 싶은 분들은 자기만의 원칙을 밀고 나가는 분들이라는 것도 떠올렸죠) 또 궁극적으로 이런 불편함이나 불안정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원칙'과 그 원칙을 넘어선 '정체성'이 굳건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원칙만으로는 때로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죠. 원칙도 규칙인데, 마음이 약해지면 깨트리고픈 유혹이 들 수 있는 것 같아서요. 대신 정체성이라고 하면 예를 들어 다음과 같아요.


     원칙이 "나는 페스코 비건 식으로 음식을 섭취한다" 라면, 정체성은 "나는 페스코 비건인 사람"이고, 원칙이 "나는 매일 글을 쓴다"라면, 정체성은 "나는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인 거죠. 둘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원칙은 내가 지키거나 따라야 하는 나만의 규율?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게 아직 습관이 아니라면 처음에는 버겁게 느껴질 수 있겠죠), 정체성은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그런 정상 상태를 벗어나는 게 나에게는 이상 신호인 거라, 정상 상태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게 되어 버리는 거죠.


     또 만일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나 간절히 바라는 습관이 있다면, 이렇게 '정체성'을 다시 정립하는 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정체성이 올곧다면 우리는 우리 정체성에 대해 누구에게나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결 더 편하게 행동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저의 정체성을 다시금 써내려 갑니다.


     - 저는 페스코 비건이 되어 가는 중인 사람이 아니라, 페스코 비건입니다.

     -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일주일에 3회 이상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고 독서와 글쓰기를 즐기는 아침형 인간입니다.

     - 저는 커피와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기회가 있어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 부분은 오늘 이 글을 기념해 지켜나가자고 못 박은 정체성)

     - 저는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고, 무언가를 하면 최대 강점들과 탁월함을 발휘하는 사람입니다.

      - Work Hard, Play Hard. 또 마지막으로 저는 한 번뿐인 인생, 즐겁고 다채롭게, 알차고 아름답게, 또 주변까지도 풍요롭게 채워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 밖에도 여러 정체성이 우리 안에 들어올 수 있겠죠? 그리고 이런 정체성들을 의도적으로 쌓다 보면 그게 바로 성장을 넘어선 변화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저는 98%를 지켜보다가 금세 0%가 될 수 있겠다는 공포를 확인해본 사람입니다. 그런 어려움을 다시 겪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과 외부 모두에 떳떳한 사람이고 싶기에 100%의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글을 씁니다.





     오늘 글이 인상 깊으셨다면, 독자님께도 무척 궁금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스스로에 대한 격려로, 긍정의 언어, 예쁜 말들로 아래 댓글에 자기 자신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해 주세요. :) 저에게 작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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