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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여 Jan 19. 2019

첫 글로부터 약 3년 후.

미지근해서 좋습니다.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후로부터 약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글을 올리지 않고 방치해 놓아 계정이 휴면된 것을 풀지 않고 다시 가입하고 작가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열심히 활동하지 않은 이력 때문인가 했는데 휴면계정을 너무 쉽게 그냥 풀어버렸다. 시간 절약을 한 것 같아 좋네.


약 3년의 시간 동안 내 인생에는 아주 큰 변화가 찾아왔는데 시간 상대로 써 보자면


첫째. 결혼을 했다. 날씨 화창한 5월 동네잔치하듯 전통혼례로 우리는 부부가 되었네.

둘째.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는 여전했고 탈출 작전을 세우는 중 임신.

셋째. 출산휴가를 받은 사이 탈 런던 함, 신랑 고향 시댁 근처로 이사.


넷째. 나는 엄마가 되었고 출산휴가를 마치며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스코틀랜드 완전 정착.


그리고 지금 스코틀랜드의 한적한 해안 마을에서 매일매일 비슷하게 산다. 가끔 디자인일이 들어와 집에서 일을 하고 오늘 벌써 19개월이 된 따님과 (재미있고 행복하지만 힘겹기도 하고 몸도 고달픈) 노는 게 나의 주 일상이다. 인생을 책으로 비유하자면 32년간 여러 챕터들이 있었는데 따님이 내 인생에 들어온 순간부터는 정말 새 책이 시작된 것처럼 상상 초월의 새로운 나날들이다. 롤러코스터 타듯 울고 웃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부모로서의 새 인생. 힘겨웠던 날이던 좋았던 날이던 어쨋던 늘 하루는 끝이 나고 내일이 오며 우리 부부는 소중한 보물 같은 따님을 보며 웃는다. 


이전에 써놓은 글을 읽으며 그때의 나는 현실에 얼마나 답답해하며 변화를 원했었는지, 그 절실함이 뜨겁게 느껴진다. 


스트레스는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모습을 바꿔가며 일정하게 늘 존재하는듯하다. 그래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크기가 변하는 것도 같고 나에게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도 변하는 듯하다. 아니면 나는 나이가 들면서 미지근해졌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글을 남김으로써 기억을 더 진하게 하고 싶다. 순간에는 벅차도 돌아보면 늘 반짝이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는 것을 아니까. 제일 반짝이는 따님과의 기억을 더 진하게 하고 싶으니까.


반짝반짝 눈부신 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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