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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하는심해어 Nov 23. 2023

그럼에도 불구하고

: 비록 사실은 그러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은

전 회사 상사분이 말버릇처럼 자주 쓰시는 단어였다.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던지시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포인트를 잡아내기도 하고 

악조건의 상황을 이겨내기도 했다.



안되면 되게하라와 같이 의지가 강한듯 보이는 말이었지만

그당시에는 저 소리가 나올까 두렵기도 했다.

"어떻게 답변해야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예상하고 그 다음 답변까지 내가 준비가 되어있나?"

직접 상사분을 대면하며 내가 한 일에 대해 보고해야했기 때문에

늘 긴장감에 속이 탔다.

지나고 보니 그 상황 속에서 많은 성장을 했던 것 같다.


초년생때 놓칠 수 있는 부분들,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 한두개였겠는가.

저 말 한마디를 머릿속에 되돌이표처럼 그리며

끊임없이 체크하고 체크하고 A안, B안 나 준비한다해도 

업무경력만 30년 이상인 상사님 눈에는 무수히 많은 빈틈만 보였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혼내지 않으시고 무시하지 않으시고

그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로 나를 설득하고 상황을 짚어주는 

상사분이 있었기에 업무적으로 큰 성장을 할 수 있었지 않나 싶다.




최근에 강철부대를 재밌게 시청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즌1부터 UDT의 팬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정종현님을 열렬하게 응원했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4강이 치워졌었는데

두번에 데스메치까지 겪고 체력이 극한으로 몰린 UDT가 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미션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더 가고싶지만 몸이 안따라주는 부상자의 발악은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결과가 나왔음에도

석양이 가라앉는 해수면을 따라 나란히 걷는 네 사람의 모습이 너무도 멋졌는데

그곳에서 정종현님이 부상으로 심신이 힘든 이한준님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데 너무 울컥하고 슬펐다.


이미지 출처 : 정종현님 인스타 @kkabullak____


턱끝까지 차오른 숨, 

체력의 최대치를 끌어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를 위해 다시 돌아가서 짐을 나눠 들고 

함께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그 의지와 동료애.


그 순간은

얼마나 마음 울리는 순간인가..









이미지 출처 : 강철부대 시즌3 https://youtu.be/JU1caeC2iUY?si=9KU7wYBfyXcm_FfE



더 울어라 젊은 인생아
져도 괜찮아 넘어지면 어때
살다보면 살아가다 보면
웃고 떠들며 이날을 넌 추억할테니

노라조 - 형


개인적으로 이 '형'이라는 노래를 다른 곳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별 감흥없이 들었던것 같다.

이렇게 장면과 맞게 나오니 가사가 너무 와닿았다.

정종현님이 왜 저 노래가 떠올랐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저렇게 말해줄 수 있는 동료, 친구, 형이 있다는게 얼마나 큰 복일까.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에 내 자신이 휘둘리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버텨낸다.


2023-11-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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