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리버
포스터만 봤을 때는 인셉션 생각이 났습니다. 설원에서 펼치는 액션극인가? 그러다 이내 눈길이 머문 포스터 문구. "두 번째 소녀가 실종되었다, 살인보다 발견이 어려운 그곳" 글쎄. 아이를 찾는 내용이면, 우당탕 액션은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잠시 망설이다 결국 극장에서 못 봤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테일러 쉐리던 감독 작품입니다. 시카리오와 로스트 인 더스트 각본을 썼던. 어쩐지 영화를 한참 보는데 시카리오 생각이 나더라고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봤는데요) 감독마다 연출 스타일이란 게 있으니까, 드니 빌뇌브 감독만큼 옥죄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영화가 끝나고 뱅뱅 맴도는 그림과 울림이 오래 남았습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여느 영화같았으면 남발했을 법한 플래시백 한 번 나오지 않지만, 주인공이 겪었을 일이 눈 앞에 훤히 그려집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시달렸을지, 얼마나 심하게 아팠을지, 그 시간을 딛고 제법 무뎌졌을지가 짐작이 돼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인물들의 마음을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거든요.
하루 하나, 글을 쓰는 루틴을 만들기 전에. 하고 싶었던 루틴은 하루 한 장 그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만만치가 않죠. 그래서 포기할까 했는데. 이렇게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더군요. 글 쓰는 김에 그림도 그리고. 뭐. 초딩 습작 수준인 줄은 알지만. 나 좋아서 하는 건데 알게 뭐야.
윈드리버 꼭 보세요. 아. 물론 감독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