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이지만 도움이 되는

-한 톨 만큼의 기분이라도

by 이건해



사탕이 있어도 안 먹는 사람도 있고 사탕이 있으면 먹는 사람도 있으며, 사탕이 없으면 사서 먹는 사람도 있다. 나는 세 번째에 속한다. 굳이 돈 들여 뭐 먹길 꺼리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뜻밖의 행태인데, 이는 흡연에서 파생된 부차적 습관이다. 주기적으로 입에서 무슨 맛을 느껴야만 안정되는 것이다. 어쩌면 발달 과정의 구강기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애들이 보통 그러하듯, 나도 사탕을 어릴 때부터 좋아하긴 했다. 특히 어릴 때의 사탕이란 보통 애들이 싫어하는 일을 했을 때의 보상으로 주어지기 마련이라 츄잉캔디인 바이오와 스카치를 좋아했다. 소아과에 가면 꼭 그걸 하나씩 받았던 탓이다. 이중에 커피의 쓴맛이 섞인 스카치보다는 달콤하고 씹는 재미가 있는 바이오를 더 좋아했는데, 먹다 보니 스카치도 점점 익숙해졌다. 특히 적혈구처럼 오목하게 패인 부분이 다른 사탕에서 찾기 힘든 식감을 연출해서 좋았다. 아마 지금도 있으면 맛있게 먹을 것이다. 그냥 달기만 한 것보다는 쓴맛이 섞인 게 더 좋아지기도 했고.


그러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뭘 잘하면 사탕을 주는 경우가 늘어났고, 이때 사용되는 사탕이란 보통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사탕 모음이라 오만가지 사탕을 먹어보게 되었다. 아마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라면 당장 학부모 항의 전화가 빗발칠 만한 일이지만 그때는 그게 마땅한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보편적 보상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먹는 사탕 중에서 베개처럼 생긴 과일맛 사탕은 너무 크고 단단하다는 이유로 싫어했고, 상당히 엉뚱하게도 솔잎맛 사탕에 맛을 들였다. 선생님이 재미삼아 ‘꽝’처럼 섞어넣은 사탕을 신기하다고 먹어보곤 그 청량한 풀향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즈음 출시된 솔의 눈도 기회만 되면 마실 정도로 좋아했으니, 입가심 거리로 상쾌하거나 청량한 느낌을 선호하는 취향은 어릴 때부터 확고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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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일본어번역가. 황금가지 공모전 우수상 수상. 브런치 출판프로젝트 특별상 수상. 2024년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공모전 단편 우수상 수상. 협업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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