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2-죽음에 이르는 공포의 근원

-흔한 공포의 탈을 쓴 정신붕괴물

by 이건해



기괴한 현상이 일어나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며, 이것이 심지어 전염성을 띠고 있어 주인공을 비롯해서 인류 전체를 죽음으로 내몰지도 모른다는 공포 영화 설정은 상당히 오래되었고 대중적이기도 합니다. 따지고 보면 뱀파이어나 좀비도 이런 팬데믹 같은 이야기에 넣을 수 있겠죠. 아마 전염병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 먼 과거부터 이런 ‘기현상으로 인한 죽음의 연쇄’는 뿌리깊은 공포의 대상이었을 겁니다.


스마일 시리즈는 그런 전염성 기현상의 변주 중 하나로, ‘눈은 상대를 노려보면서 입은 찢어진 듯이 미소를 지은 채 자살하는 증상이 목격자에게 전염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접촉하거나 물리거나 성교를 하거나 저주받은 물건을 만지거나 금기를 어기거나…… 하는 것으로 전염되는 것도 아니고, 증상도 미쳐 날뛰거나 공격하는 게 아니라 웃는 사람들에게 공격당하는 환각에 시달리다 웃으며 자살한다는 묘한 것입니다. 다분히 이미지의 공포고, 전염도 목격이란 시각적 인지로 이루어집니다. 같은 계통으로는 고전이 된 ‘링’이 있겠군요. 사다코가 TV에서 기어나오는 게 너무 인상적이라 나머지는 잊혀졌지만, 근본적으로 그 작품의 기현상은 귀신이 나오는 게 아니라 비디오를 보면 죽는다는 것이니까요.


아무튼 어떻게 떠올렸을지 모를 이 기현상 콘셉트로 만들어진 스마일 1편은 우연히 정신병원에서 이것에 감염된 주인공이 소름끼치는 환각과 공포에 시달리며 살아남으려고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으로, 비교적 일반적인 공포영화 범주에 속해있었습니다. 그래서 2편에도 큰 기대를 품지 않았는데, 막상 시청해보니 2편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더군요.


2편의 주인공은 약물과 교통사고로 활동을 중단했던 인기 가수 ‘스카이’입니다.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와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면서 복귀를 준비하고 있죠. 그녀는 매니저 역할을 하는 어머니에게 은근한 닦달을 당하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지만, 향정신성 약물 복용 경험 때문에 강한 진통제를 받지 못해 뒷세계 지인을 통해 약을 구하는 처지입니다. 그런데 이 지인이 하필 감염자였던 통에 인생이 나락에 떨어진다는 것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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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일본어번역가. 황금가지 공모전 우수상 수상. 브런치 출판프로젝트 특별상 수상. 2024년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공모전 단편 우수상 수상. 협업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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