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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in Chung Jan 21. 2022

회사와 국립공원의 유사성

필요최소한의 Rule만

특정 전략을 잘못 세워 실패하는 경우보다, 전략이 본래 의도대로 실행되지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조직의 실행 구조가 불합리하여, 최선의 결과를 향해 Align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방식이 누적되면 문화가 됩니다. 

* 최종 결과물의 Best Output 보다, 부서 또는 핵심 임원/담당자 간 이해충돌이 우선

* 이 전략의 성공을 어떤 이유에서건 바라지 않는/않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방어, 방해, 핑계, 책임미루기, 비효율적인 의견수렴 및 결정과정

* 실행 과정에서 팩트가 의도와 다른 방향을 가리켜도 경로를 수정하지 않는/못하는 경직성

* 그러다 보니 조직 전체적 관점에서의 합리적 의사결정 역량의 결핍

* 위를 최적화 시키기 위한 능력/기여도를 고려하지 못하는 인사체계 및 이 인사체계로 승진한 관리자들 누적

* 조직문화로 고착


우리가 흔히 경외시하는 선진국의 기업문화의 핵심은 복장/복지/직급축소/호칭/사내이벤트 등이 아니라 위를 가장 잘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제가 겪어본 30여개의 기업 중 이것이 그나마 ‘한국형으로’ 강력하게 실행되는 국내 회사는 극소수였습니다.


따라서 Legacy가 높은 보수적 산업구조일수록, 규모가 커질 수록 아이템을 잘 잡는 것, 더 나은 상품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선진적 업무문화를 바탕으로 한 운영혁신의 파급력은 크고, 이것이 규모와 병행되었을 때 업계 통틀어 선두주자 자리를 바꿀 만 하며, 가장 높은 진입장벽이 됩니다. 대부분 소규모 --> 중견기업까지는 어떻게 간다 해도 그 이후에 막히는 이유 중 가장 큰 것도 이것입니다.


그러려면 ‘작을 때부터‘ 의도적으로 이 방향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Cross functional로 일해야 하는 대부분의 부서별 구체적 KPI는 대표적으로 이를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내 KPI에 방해가 되는 방향은 다 거부하고 싶은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정교하게 R&R을 잘라도 Grey Area가 발생하듯이, 구체적인 KPI는 내 목표가 명확해 지니 당장 마음은 편하고 관리하긴 쉬워도, 변화가 계속되는 산업과 회사에서는 비효율과 갈등을 만듭니다.


그래서 전사 KPI가 가장 중요하고, 이를 이루는 각 부서는 오로지 전사 KPI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필요한 일들을 하게끔 최소한의 Rule들로 설계가 되어야 하는데, 다른게 아닌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때 각 부서/담당자의 대응은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회사에서 높게 평가 받는가?'에 대한 경영진에서 시작된 합의 및 강력한 실행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강력한'이라고 하는 이유는 인위적으로 구성한 회사라는 조직은 그대로 두면 약육강식으로 재편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필요최소한의 제도가 필요하며, 이 제도는 시대와 구성원의 특성변화에 따라 수정보완되어 갑니다.



National Park Theory

국립공원을 예로 들어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비유일 뿐, 사람을 동물로 생각하라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이 이론은 몇 년 전 스스로의 멘탈 관리를 위해 만들었는데, 갈수록 회사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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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에 있을 법한 대규모 국립공원을 만들어서 다양한 동물들을 넣어 놓고 관리자가 부임했습니다. 국립공원에는 육식동물, 초식동물, 그 안에서도 다양한 종의 특성을 가진 Variation이 존재합니다. 처음엔 '아마 이 정도의 구성이 적당하지 않을까'의 가설, 또는 타 국립공원의 사례를 토대로 각 종별 개체수와 서식지를 정해서 풀어 놓습니다. 그런데 '우리 공원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각각의 행태와 습성은 어떠한지, 어떨때 밸러스가 깨지는지에 대한 시행착오와 관찰 없이 국립공원 만들자마자 관리자의 추측이나 과거 경험으로 룰(Rule)만 잔뜩 만들어 놓으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계속 발생합니다. 곰들은 기뻐하는데, 노루는 당황합니다. 늑대는 번식하는데, 토끼는 멸종합니다. 그런데 Rule은 일단 만들면 없애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통 이 부작용을 막기 위해 Rule 위에 Rule을 또 넣습니다. 국립공원의 당초 설립 목적인 대전제 KPI가 '건강한 자연 생태계 구축'이라면, 인간(관리자)의 개입은 필요최소한이 좋습니다. 대신 '우리' 국립공원의 흐름에 맞게 개입을 조절하고 개편을 해 나가야 합니다. 아무도 개입하지 않아도 실현되는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Equilibrium은 말은 좋지만, 국립공원 자체도 어디까지나 인위적으로 구성한 공원이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동물원 사파리보다 훨씬 클 뿐입니다.


[2] 노루보고   늑대처럼 못하느냐, 곰들은 불평 없는데 너는  불만이 많냐고 탓하기 전에, 종별 특징/습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자기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겉보이는 행태에는  이유가 있을거라 보고 접근합니다. 이것이 대한 이해가 없이 Rule 국립공원 전체에 일방 도입하면 사후수습이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우리 조직을 이해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Rule 도입해 보는 것은 전술  하나라고   있지만 대신 변화와 반응을 모니터링 하고 즉시 Rule 수정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국립공원이라는 생각을 한 후로, 제 마음도 훨씬 편해졌습니다. 원망보다 How to에 집중하게 해 주더군요.




그래서 타 회사에서 먹힌 방식을 무작정 우리 회사에 도입하는 건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케냐의 국립공원과, 미국의 국립공원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현재 우리 회사의 구성원과 문화는 타 회사의 그것과 다릅니다. 이는 설령 같은 나라 국민과 비슷한 연령대의 구성원을 가진 회사라도 서로 다 다릅니다. 하물며 업종과 세대구성이 다른, 그리고 그 사람들이 과거 겪어온 legacy가 제각각이라면, 도입 방법과 방향성도 모두 달라야 합니다. 경영과 조직문화에 대한 수많은 책들과 벤치마크 사례들이 존재하지만, 받아가는 시사점은 회사마다 달라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 회사에서 잘한 CEO가 이 회사에 부임해서 그 잘한 방식을 기계적으로 도입했을때 실패 사례가 훨씬 더 많은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단부터 시작하고, 이슈가 무엇인지를 알되, 우리 구성원의 특징이 무엇인지와 맨 위에 언급한 최선을 결과를 향한 Streamline을 방해하는 Gap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최대한 깊이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MZ도 다 같은 MZ가 아니고, 기성세대라도 다 같지 않습니다.


더불어 개별 구성원마다 변화의 한계는 존재합니다. 노루에게 늑대가 되라고 할 수 없고, 늑대에게 갑자기 풀 뜯어먹으라고 할 수 없고, 비버에게 갑자기 산 꼭대기에서만 살으라고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서로 불만만 가득해집니다. 국립공원 관리자라면 불가능한 변화를 강요하기보다 오롯이 해당 개인이 100% 컨트롤 할 수 있는 변화의 최대치에 집중하고, 국립공원 전체 KPI에 맞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면 단호한 피드백과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저는 이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

You may not be able to change people, but you can try to bring out best in them.

사람을 바꿀 순 없을지 몰라도, 그 사람의 잠재된 걸 최대한 끌어내 보려고 노력할 수는 있다.


사람은 나약하기에 특정 환경에 순응하느라 잠재력을 스스로 막아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입니다.


C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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