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에서 떨어졌지만
오랜만입니다.
작년과 재작년 브런치 공모 대상에 두 번이나 응모를 했으나
보기 좋게 떨어졌었습니다.
깊은 상처를 입고 브런치를 떠나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간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원래 작은 카페 사장은 일이 항상 많습니다.
기본적인 일이 많기도 하고,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습니다.
우선은 작년 이맘 때 10년된 매장을 리뉴얼 한 이후
새로운 메뉴와 서비스를 안착 시키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꽤 많은 분들이
오프라인 공간 창업에 관련한 문의를 해 주셔서
상담과 컨설팅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브런치 대상 응모에 떨어진 후
몇 군데에서 출판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그 중에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꽤 큰 출판사도 있었는데
기존의 이미지가 저희가 원하는 결과 달라서 반려하게 되었습니다.
서정적인 에세이를 주로 출판해 온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좀 더 독하고, 명확한 얘기를 하고 싶은 저희의 '결'과는
다소 다른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저희 매장의 단골이었던
젊은 에디터께서 본인의 회사에서 출간을 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에디터의 입장에서 저자와 원고를 선택하는 일이
본인의 경력과 실적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손님의 제안이
무작정 반갑지만은 않았고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브런치 공모전을 준비할 때 부터 조언을 해 주시기도 했고
우리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진 편집자라면
좀 더 재밌는 작업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몇 차례의 미팅을 진행한 후 정식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계약 이후 약 4개월의 시간동안
그동안 써 놓은 원고와 자료들을 정리하고
쓰고 고치고 다듬고 다시 쓰기를 반복한 끝에 원고를 완성하였습니다.
'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라는 얘기에 격하게 공감한 시간이었고
이제 편집팀과 디자이너의 후반작업 중이고
곧 세상에 내 놓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이 나올 것을 생각하니 기대도 되지만 부담도 큽니다.
일단 책이 잘 안 팔리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과
책 내용이 잘 공감이 될까 하는 염려도 큽니다.
더불어, 저희의 진정성은 저희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현장성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스스로 증명해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어느 하나 소홀할 수가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자영업자에겐 마무리나 쉼은 없습니다.
어쨋든 곧 저희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나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의 브런치북 대상 공모를 위해서
현장에서 끌어올린 여러 이야기들도 부지런히 써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