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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킹홍 Oct 14. 2023

대표와 싸워 이기는 법

혹시 회사에서 대표님께 이런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 그거 해봤는데 안되' '아니아니 (설명없이) 그렇게말고 이렇게 해'. 아마도 회사에서 가장 협업하기 어려운 존재가 대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제안서를 쓰고 개선안을 찾고 해도 그의 한마디에 새로운 일이 생기거나 수정을 해야하죠.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었지만..사실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이긴다기보다는 대표의 관점을 알게되면, 일하기가 편해진다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얼마전까지 CEO이긴 했지만, 커리어의 많은 부분을 대표들을 옆에서 보좌하는 담당 역할을 했습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문제를 들어주려고 노력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몇 년간 그 대표님들과 일한 여러 사람들(저를 포함해서)의 케이스를 보며 대표와 협업할때 내 의견을 개진하고, 인정받고, 일 잘한다 소리 들을 수 있는 두 가지 팁을 공유해봅니다.



1. 대표님이 모르는 사실(인사이트)을 알려준다.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고객, 시장에 대해서 대표님도 잘 모르는 뾰족한 인사이트를 아는 사람이 된다면 아무리 사이가 안좋아도 절대 해고하지 못할 겁니다. 대표님들은 기본적을 엄청나게 많은 인풋을 얻게 됩니다. 주변에 다른 대표들이 하는말, 투자자, 어디 전문가 등등 말이죠. 그리고 고객들도 가장 많이 만나봤을 겁니다. 그러니 웬만한 리서치 보고서를 가져와도 자신이 경험한 실전 고객 데이터보다 인사이트가 없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아 그거 예전에 해봤는데 잘안됐어요. 그건 넘어가도 되~' 이런 소리가 종종 나오는 거죠. 


예전 KPOP공연 회사에서 일할 때 굉장히 성격이 까칠한 커머스 담당자가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잘 지내지도 못했고 맡은 프로젝트에서는 불만이 심심찮게 터져 나왔죠. 하지만 그녀는 회사의 그 누구보다 아이돌 문화에대해서 잘 알았습니다. 모든 음방과 굿즈, 트위터에 빠삭하고 아이돌의 일정과 앨범, 포토카드 등 전방위에 걸쳐 모르는 것이 없는 덕후였죠. 그러나보니 그녀가 가진 인사이트는 매우 뾰족하고 팬들의 관점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회사에서 평판이 안좋아도 대표님은 그녀의 말을 매우 신뢰하고 제품에 즉각 반영했습니다. 그게 돈이 되었거든요. 이는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대표가 아는 것보다 더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회사에서 인정 받고 발언에 힘이 실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진짜 고객의 관점을 관찰하고 경험하고 수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제가 커피챗을 했던 디자이너 분의 고민을 공유드리겠습니다. 이분은 자영업자분들이 알바생을 잘 관리할 수 있는 HR솔루션을 만들고 있었어요. 당연히 대표님은 사장님들도 많이 알고 예전에 알바도 많이 했다보니 디자이너분이 낸 기획 방향은  종종 묵살되었죠. 제가 드린 조언은 시간 나면 요즘 힙한 카페, 술집에가서 하루라도 좋으니 알바를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과 알바생분들과 친해지면서 이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떤식으로 업장이 운영되는지 자세히 관찰해보는 거죠. 특히 대표님이 절대 모를 요즘 힙한 곳이나, 회사에서 확장하고 싶은 영역의 카테고리면 더 좋겠죠.


2. 대표님이 의사결정을 하기 쉽게 대안을 준비한다.

1번은 사실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더 쉬운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대표님들은 기본적으로 업무가 너무 많습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에도 시간이 없는데, 다양한 잡무도 처리해야합니다. 그런데 실무자분들이 가져온 결과물은 자신만큼 인사이트가 반영된 것 같지 않기에 피드백이 부정적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죠. 안타깝게도 피드백 줄 시간이 짧기 때문에 그 피드백이 매우 차갑게 들릴 때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임을 인지하고 대표님이 최대한 의사결정만 할 수 있도록 나머지 부분들을 보완해주면 신뢰와 감사의 표현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서비스 기획에 관여를 하고 있는 대표님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전까지 대표님이 A안에 대한 러프한 기획을 피피티나 화이트보드에 그려가며 설명했다면, 그 회의 전에 가능한 A,B,C 시나리오를 미리 플로우를 그려 장, 단점과 함께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표님은 A로 가면 좋겠다라는 의사결정만 하면 되죠.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 점점 대표님의 머릿속과 씽크가 맞춰지면서 대안을 만드는데 드는 시간과 종류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이과정에서 점점 더 많은 업무와 권한을 얻게 되겠죠.


위의 이미지와 같이 문제/목표 -> 리서치 결과(인사이트) -> 해결책 1,2,3 -> 각각의 장단점 -> 실행 방안 -> 각각의 예상 리스크. 이 순서로만 일을 하셔도 훨씬 대표님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드는 에너지가 줄어들 것입니다.


벌써 4분기인데요. 10,11월에 큰 성과 거두셔서 12월에 연봉 점프, 이직성공 하시는 분들 많으셨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나나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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