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AKE Aug 20. 2023

ep.12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이유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연애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한 남자 출연자가 있었습니다. 그 출연자는 서있는 자세가 조금 어색했어요. 항상 목을 양어깨에 파묻히도록 구겨 넣고 허리도 구부정하고 삐딱하게 기운 자세였습니다. 다른 여성 출연자들과 나란하게 섰을 때에도 작은 키가 눈에 들어왔어요. 허리를 세우고 자세를 반듯하게 한다면 여성 출연자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큰 정도의 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저는 출연자가 의도적으로 그런 자세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난 원래 이렇게 구부정한 자세야’를 강조하며 최대한 자세를 바르게 했을 때에도 이성 보다 키가 작은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하는 인상이었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도 일부러 공부를 하지 않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나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 혹은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소 과장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거나, ‘나는 원래 머리가 좋은데 안 하는 거야’라는 식으로 말을 하곤 했어요.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는 '실패'가 없어요. 그리고 나에 대한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내가 성공하고 더 발전하지 않는 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반대로 내가 최선을 다하게 되면 나는 나에 대한 현실과 한계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 현실과 한계가 내가 생각했던 예상과 기대와 다르다면 우리는 크게 실망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내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점수가 높지 않으면 어떡하지?’ ‘내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그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것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합니다. 그 결과 어느 누군가는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노력하거나 시도하는 것 자체를 아예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많은 부분에서 내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와 보상이 보장되어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의 의미는 스스로 이런 현실과 한계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입니다. 플레이크는 플레이크를 알리고 팀을 브랜딩 하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인스타그램 운영 외, 영업과 광고를 열심히 하지 않았고 ‘비핸스, 해외 어워드 수상 같은 것들이 다 무슨 의미야’라는 식으로 자기 최면을 걸었습니다. 아주 솔직하게는 용기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면에서 최선을 다 했는데도 내가 원하는 만큼 결과와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지?’라고 말이죠.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안심이 되었기에 시도하지 않는 것들이 늘었났습니다. 이제는 그런 부담을 벗고 스스로 핑계를 대지 않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 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 분도 비슷한 생각이나 경험이 있다면 스스로의 한계를 마주할 용기를 가지고 하고 싶은 것, 극복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ep.11 자신감은 어디에서 올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