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5 인버스 매도 이후 지금까지
작년 10월 중순의 인버스 매도 이후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네요. 변방의 보이지도 않는 주식 포스트인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제 투자 원칙은 이렇습니다.
- 기본적으로 내 일을 열심히 합니다
- 그 위에서 나의 일과 일상,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해치지 않는 주식 매매만을 지향하고
- 그러기 위해 개별종목이 아닌 지수 ETF를 롱텀으로 매매하고 있습니다 (KODEX200, 인버스 등)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로서는 지수 관련 ETF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 인버스 매도 이후에 주욱 쉬었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난 1월 26일에 KOSPI가 강하게 200일선을 돌파한 다음날부터 며칠에 걸쳐 KODEX200을 분할 매수했으나 이후의 추세가 영 기력이 없어서 2500선에 근접하던 시점에 다시 전량 매도하고 추세를 관망 중입니다.
앞선 포스트에서 1년~2년 사이의 매매주기를 갖는 저로서는 매수와 매도의 기준이 되는 근거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차트를 보면서 부연 설명을 해봅니다.
위에 KOSPI 일봉 차트에서 원으로 표시한 구간이 200일선(하늘색 선)을 뛰어넘는 시점입니다. 동그라미를 친 기간 동안 KODEX 200을 한 번에 모두 사지 않고, 분할매수했습니다.
2500~2550 사이에 상승 저항이 크게 있어서, 2500을 단숨에 넘지는 못해도 수평이동 횡보를 한다면 홀딩하려고 했는데, 잘 보시면 아직은 하락 추세를 그리고 있는 하늘색 선을 따라서 매 일봉이 고점과 저점을 동시에 낮추면서 200일선 위로 미끄러지는 형태를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200일선 위에서 단기 고점을 보여주던 시점에 일단 정리하고 관망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도(?) 정리 이후에 바로 200일선 밑으로 지수가 다시 떨어졌고, 이후로 다시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네요.
'어? 그러면 200일선을 다시 뚫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는 와중인데 다시 매입을 했어야 맞는 거 아닌가?' 반문하실 수 있는데,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수가 앞으로 2500선의 단단한 저항을 깨부수고 올라간다면, 그때 매입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지수 일봉 차트가 투자 결정에 대한 확신을 주지 않는 구간에서는 좀 더 매크로 한 차트를 참고 삼으려고 하는 편이고, 이를 위해서는 주봉과 월봉을 보면 됩니다.
위 차트는 KOSPI 주봉 차트입니다. 주봉에서는 200일선 위에서 지수가 견고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200일선(주봉에서는 40일선) 위에서 단기 저점마다 분할 매수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그런데 월봉을 한 번 볼까요?
월봉 차트를 보면 코스피는 저점에서 어느 정도 올라왔지만 오랜 기간 2500선을 깨지 못하고 횡보하는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월봉만 놓고 보면 현시점에서 주가가 우상향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죠. 추세 반전이 완벽히 이뤄진 것이 아니므로 아래로 다시 흘러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봉이 200일선을 다시 뚫고 올라갔지만 주식은 사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싶은 거죠.
참고로 월봉을 잘 놓고 보면, 롱텀 투자가 나름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2개월 이동평균선을 그려 놓으세요. HTS 차트 설정을 통해 변경할 수 있습니다. 월봉이 12개월 이평선에 닿지 않고, 그 위로 뜨는 시점부터 매입을 하면 일정 기간 나쁘지 않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증시 고전 격언대로, 진정한 '무릎'에 사는 셈이 되는 것이죠. 거꾸로 대세 상승을 거쳐 월봉이 12개월 평균선에 닿기 시작하는 시점부터는 매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머리를 거쳐 목으로 내려오는 시점'이 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월봉도 굳어진 진실이 아니라 장중에는 살아서 급변할 수 있는 차트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장중에 월봉이 아무리 치솟더라도, 월봉의 완성은 한 달이 끝나는 시점임을 잊으면 안 됩니다. 완성되지 않은 일봉 / 주봉 / 월봉을 따라 분위기에 편승하게 되면, 담담한 투자는 불가능합니다.
물론 이런 기준으로 보면 크게 돈 못 벌지 않나?, 싶을 수 있어요. 맞습니다. 지수를 투자 대상으로 하고, 간격을 이렇게 길게 갖고 간다면 2배, 3배 이런 수익률은 절대 나지 않습니다. 그런 수익률을 바라시는 분들은 가볍게 '뒤로 가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데일리로 등락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그때마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떠들썩하게 만들더라도 그게 '위기(crisis)'나 '전쟁', '팬데믹' 같은 것이 아니라면 모두 월봉이라는 찻잔 속의 태풍일 뿐입니다. 긴 시간을 두고 매매하는 분들은 굳이 순간적인 타이밍에 쫓길 일이 없습니다. 그런 여유가 갖춰져야만 투자자의 투자금과 일상가치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바닥을 찾느라, 고점을 찾느라 너무 예민하게 안테나를 세우지 마세요. 한 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차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우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세요. 큰 부자가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 직장인의 급여소득과 사업자의 사업소득은 주식을 해서 얻는 소득보다 훨씬 큽니다. 하루하루 일상의 루틴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돈'이라는 구체적인 것에 직결되어 있으니까요.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