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옥 임
정 옥 임
결혼한 지 오십육 년 만에
당신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써 보네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애들하고 점심도 먹고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고
케이크도 먹었지
여보 하늘나라는 어때요?
천국이 있기는 있는 거야?
당신은 아주 착하게 살았으니
천국에는 꼭 갔을 것 같아
이곳에 있는 나는 잘 있어 걱정하지 마
큰 아들 작은 아들 딸 며느리
모두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며
아주 잘 살고 있어
당신에게 너무 아껴 놓았던 말
사랑해
보고 싶은 우리 당신 안녕
사랑해
그런데 답장은 안 해도 돼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