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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생물학자 천종식 Jul 30. 2020

1억 년  전 미생물이 살아나다?

미생물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가?

일본의 JAMSTEC (Japan Agency for Marine-Earth Science and Technology)에서 흥미 있는 연구를 발표했다. JAMSTEC이라는 연구 기관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심해의 시료를 채취해서 연구할 수 있는 유인 잠수정을 보유한 곳으로 유명하다.


6500m를 다이빙할 수 있는 JAMSTEC의 유인 잠수정


이들의 연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극한의 환경에서 사는 미생물을 찾는 것인데, 이번에는 1억 년 전에 형성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토로 된 지층 코어 (core)를 확보해서, 그곳의 미생물을 키우는 실험을 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 상에 나타난 것이 불과 20만 년 전이고, 1억 년 전이면 티라노사우르스 같은 거대한 육식 공룡이 지구를 뛰어다니던 시대이다.


남태평양의 5,700m 심해의 땅속에서 확보한 시료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안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의 수가 아주 적고, 그 속에 미생물뿐만 아니라 어떤 생명체에게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주 희박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즉 에너지원이 거의 없는 환경이다. 빛이던, 유기물이던, 에너지 원이 없는 이런 곳에서도 생명체가 과연 1억 년을 버티고 있는 것은 가능할까?


대장균은 영양분이 충분하면 빠르면 20분에 한번 씩 분열한다. 이런 류의 세균은 극한 환경에서 살지 못 한다.


연구진이 1억 년 전에 형성된 심해의 영양분이 거의 없는 지층에 초산이나 암모니아 같은 간단한 영양분을 넣어 주자, 그 안의 미생물이 꿈틀꿈틀 번식하기 시작했다. 물론 금방 분열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65일 후에나 평방 센티미터 당 1000 마리에서 65일 후엔 백만 마리로 1000배로 불어났다. 우리 주변의 일반적인 세균이면 하루 이내에 불어날 숫자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1억 년 전에 형성된 지층의 에너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요즘 말로 뻗치기를 하며 오랜 시간을 버틴 미생물이 이제 기지개를 켠 것이다.


1억 년을 버틴 미생물 (세균)


동료 미생물 연구자들은 여러 가지로 의미를 두고 있다. 


먼저 에너지원이 정말 없는 곳에서도 미생물은 살아간다. 아마도 엄청나게 활동이 적고, 미생물의 특징인 '빠르게 분열'의 반대는 아주 천천히 분열할 것이다. 또한 가지는 이렇게 햇빛도 안 들어오고, 에너지원도 없고, 산소희박하지만 꾸역꾸역 살아가는 미생물이 있다면, 우리 주변의 태양계나 우주의 다른 행성의 깊은 땅속에도 분명히 살아 있는 미생물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이다. 


중국과 엘런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의 도전으로 최근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화성. 그 깊은 땅속에는 과연 미생물이 살고 있을까? 있다면 어떤 생명체일까? 누군가 드릴을 화성에 보내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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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0-17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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