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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Apr 04. 2024

44일

어젯밤은 유독 술 생각이 나던 밤이었어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것 까지 나와 비슷한 당신이
유독 더 생각나던 밤이기도 했구요.

아침부터 쓸쓸한 마음을 감출길이 없었어요.
아마도 오래동안 자리를 비운 당신이 그립고 그립고 또 그리웠기 때문이겟죠.
오늘이면 당신이 내 곁을 지킬거라는 걸 알면서도
또 다시 떠날 당신이 미웠던 것 같기도 해요.


술을 마시고 싶은날은 일년에 손꼽아 하루이틀이에요.
그리고 어제가 그 중 하루였어요.
하지만 술을 마시고싶은 짙은 마음보다도
그 다음날에 찾아올 두통과 후회들이 더 크게 보였어요.
그래서 나는 또 미뤘어요.
다음에, 다음에.

하루만 더 머물렀으면 좋겠다,
일주일만, 한달만, 아니 일년만.
그렇게 당신과 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미루고 미룬 것 처럼
이제는 정말 원하는 무언가를 한없이 미루게된 나의 지독한 습관은
언제쯤 고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당신이 와요.
그래서 쓸쓸하게 추웠던 아침을 지나
이렇게 따뜻한 해가 떠오르네요.

당신을 마중하러 나갈게요.
얼마 머무르지 않고 또 떠나갈 당신이지만,
이번만큼은 미루지 않고 꼭 행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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