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른 안락에 젖어 지난 한 주를 반성한다 241026
자유를 잃어버린 한 주를 보냈다. 말도 안 되는 폼 잡는 말, 형식에 갇혀 버린 말, 행동과 엇갈리는 말, 그런 뜬구름 잡는 말의 헛발질, 진부함을 견디는 정신은 황폐해진다. 몸이 움직이는 시간이 아침에서 한 시간 남짓 일러진 것 빼고는 딱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러나 이걸 견디는 인내는 폭발했다. 입안 여기저기서 헐고 벗겨지고 터진 잔해들이 그 피곤함을 증거 했다. 아직도 복구는 진행 중이다.
왜 이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추정되는 이유랄까?
첫째,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려 설계를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을 못했다. 얼른 이런 시간이 지난 자유를 갈망한다. 물론 그때가 되더라도 아마도 시행은 핑계라는 허울에 갇혀 허우적 거림이 분명하다.
둘째, 몸과 마음이 따로였다. 육체는 구속되어 있지만 영혼은 이 세상, 저 세상,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멋대로 오고 갔다. 짧은 인생에서 이렇게 허튼짓을 하면 안 되는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으니 의미와 가치,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순간순간이 더 아쉬웠다. 물론, 잠시라 할지라도 문우들이 찾아주었지만 그것으로는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마치 목마름을 잊고자 바닷물로 목젖을 적시는 모습 같은 느낌이었다.
셋째,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이 없는 시간이었다. 낯설고 생소한 그 무엇이 없었다. 여기서 하루라도 서둘러 벗어나야 한다. 하나님이 공짜로 주신 때로는 소풍 같은, 또 여행 같은 인생을 의미 없이 낭비하는 것은 죄이다. 착한 일 하기도 바쁜 시간인데 허송세월은 말도 안 된다.
지난 한 주, 약 120시간! 그저 육체적 생존을 위한 영양소 섭취와 소화, 배설, 수면 등 생리적 현상 해결에 소비한 시간이야 어쩔 수 없다 변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머지 찰나와 순간, 시간의 연속된 조각들은 모두 사라졌다. 마치 가을 아침 이슬처럼 흔적도 없다.
허망하다. 결국 그것을 아는지 벌을 받고 있다. 입안은 헐고 거기서 나오는 끊임없는 아픔이 크지 않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인생 낭비만 하다가는 지금 받는 스트레스와 비교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벌을 받게 된다면 살아있는 세포와 신경의 감각마저도 가져가실 수도 있음을 안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을 가슴 뛰게 하고 심장을 뜨겁게 할 그것을 주시라고 가을의 기도를 해야겠다. 겨울이 오기 전에 주시면 얼마나 좋고 감사할까?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