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두 Jan 08. 2024

태초에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


*스포일러 없습니다


시험 끝난 중고등학생들이 꼭 보게 되는 영화다. 주로 음악 선생님들이 많이 틀어준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추측해 보자면, 음악이 좋기 때문이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아서” 같은 이유도 있겠지만, 그것보단 음악이 그런 이유에 비할 수 없이 좋다. 물론 난 음악선생님이 아니다.


사운드트랙의 파급력이 워낙 압도적이라 잊고 있었는데, 하나하나 명곡이다. 대중성 때문에 예술성이 묻힌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오프닝 시퀀스의 잘츠부르크의 잔디밭은 그저 푸르지만, 배경에 흐르는 “The Sound of Music”은 마냥 밝지만은 않고 저음과 단음계가 교차한다. 특히 “My Favorite Things”는 노래의 시작부터 마이너 코드를 사용하여 가사의 내용처럼 “when I’m feeling sad”를 잘 표현했다.


음악선생님도 아니면서 음악에 대해 주절거려 봤는데, 영화 자체는 특별할 건 없었다. 음악선생님이 학교에서 틀어줘도 학부모님들의 항의를 받거나 교장선생님께 혼나지 않을 만큼 밋밋했다. 첨예한 갈등도, 사랑의 설렘도, 실연의 아픔도 영 밍숭맹숭하다. 영화보단 음악에 방점을 찍었는지, 연기와 연출이 담당해야 할 부분을 음악이 채웠다. 그래서 제목이 정직하게도 [사운드 오브 뮤직]인가.


그럼에도 좋았던 것은 내가 주워섬기는 뮤지컬 영화의 법칙인 “음악이 극을 진행시켜야 한다”를 지켰다. 이를 어긴 영화들은 대부분 몰입하기 쉽지 않았다. 나는 영화를 보고 싶지, 콘서트를 보러 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음악이 영화를 집어삼켰다고도 힐 수 있는 영화임에도, 심지어 러닝타임이 3시간 가까운데도, 음악이 극의 내용과 동떨어져 있지 않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한줄평은 “지금까지도 뮤지컬 영화의 교본이었겠고, 앞으로도 그럴 영화”

매거진의 이전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영화적이지 못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