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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선생 Jul 18. 2017

방학특강은 윈윈(Win-win) 게임인가?

#003



여름방학특강_확률과통계_4주완성
겨울방학특강_고1-1_8주완성


Win-win 또는 Win-lose.


 이제 곧 여름방학이다. 학원에서는 방학특강 수강생을 모집하기 위해서 바쁜 시기고, 집에서는 어떤 특강을 시켜서 아이들의 빈둥거리는 시간을 줄일지 고민하는 시기다. 학원에게 방학은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그 첫 번째 타깃은 바로 재원생이다. 기존 고객을 통해서 추가 매출을 올리는 것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쉽다는 건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체득하고 있는 사실. 새삼스럽 않다. 백화점은 VIP 고객에게 전용 라운지, 전용주차장, 명절 선물 등을 제공하며 윈윈 전략을 취한다. 그럼, 학원에서 하는 방학특강도 백화점처럼 학원, 학생 측 모두가 윈윈 하는 상황일까? 일반적인 용성 측면 생각해 는 것이니 주위에서 특강 듣고 성적이 오른 케이스를 굳이 찾으려 하진 말자.



월, 월, 월, 월, 월, 토, 일.


 방학특강은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내용(주로 한 학기 분량)을 끝내야 하기에 거의 매일 수업을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하루 수업시간이 그만큼 더 길어야 한다. 특강을 보내는 엄마 입장에서는 집에서 빈둥거리는 아이가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속이 시원한데, 학원을 다녀와서도 숙제를 해야 한다며 책상에 또 앉으니 왠지 보내길 잘 한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방학특강은 서로 윈윈 하는 프로그램이 맞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앞선 글 [틀려도 괜찮아]에서, "학습(學習)" 학(學, 배우는 것)과 습(習, 연습하는 것)이 잘 조화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학(學)보다는 습(習)을 하는 시간이 훨씬 더 필요하다. 음악, 체육 등도 그렇지 않은가. 기교나 기술을 배우는 것은 잠시지만 그것을 실제로 자연스럽게 구사하려면 엄청난 시의 연습이 필요다. 공부도 다르지 않다.


  방특강은 시간적 제약으로 습()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전교 일등의 공부 비법은 남들과 똑같이 하는 학(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습(習)이 핵심이란 것을 명심하자. 이렇게 말하면 '우리 학원의 방학특강은 달라요.'라며 기분 언짢으실 분도 분명 있겠다. 하지만, 오늘 배우고, 오늘 숙제하고, 오늘 복습하는 이 세 박자를 한 달 이상 유지해야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경험상 80% 이상)이 소화하기 벅찬 강도다. 학원을 하나만 다니는 게 아니라면 더욱 그렇다. 



내 머릿속의 연필과 지우개.


 방학특강으로 배운 내용에 대해서 학생들 "그 부분은 방학특강으로 들어서 잘 몰라요."라고 쉽게 말한다. 만약, 엄마가 학원 상담을 온 자리에서 그 말을 처음 들었다면 마음이 꽤나 착잡할 것이다.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보내진 않았으니까. 간혹, 아주 실력이 좋은 학생이 과도한 겸손함으로 잘 모른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근데, 실력이 좋지 않은 아이가 잘 모른다고 말한다면 그건 정말로 하나도 모르는 거다. 


 방학특강이 모든 아이들에게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평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방학 때 꼭 보충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업을 듣는 학생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내겠다는 정신무장이 이미 되어있으므로 효과도 좋. 아이도 예상치 못한, 그저 방학이라 아이가 시간이 많아 보여서 '노느니 이 잡는다.'라는 식으로 시작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카드는 긁었고, 아이는 힘들고, 머릿속에 남는 건 별로 없다. 5개월을 새벽밥 먹고 등교했는데 몇 주 아침에 좀 뒹굴뒹굴하면 어떤가. 방학인데 아이가 좀 더 놀면 어떤가. 방학이 공부만 더 하라고 있는 건 아니다.



텐 투 텐.


 "텐 투 텐 (10 to 10)" 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는 특강을 말한다. 학습카페에는 이런 스파르타식 강도 높은 방학특강에 아이를 보내야 할지 말지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댓글 중에는 그런 특강을 소화한 아이에 대한 자랑도 있고 또 그 댓글에 대해 부러움을 표하는 추가 댓글도 있다. 


 교육은 피교육자의 능력을 고려하는 것이 기본인데, 부모가 아이의 성향과 능력을 고려하여 특강을 수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그 역시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그러니 높은 강도의 특강을 이겨낸 다른 아이를 보고 부러워하지 말자. 학원 다닌다고 성적이 다 올라가는 것이 아니듯, 그런 특강을 들었다고 다 실력이 늘지도 않는다. 오히려 방학 동안 스트레스만 잔뜩 쌓인 채 새 학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방학엔 운동을.


 아침에 뒹굴거리는 아이가 눈에 거슬린다면 방학특강보다는 오전에 시작하는 체육활동을 시켜보자. 요즘엔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이미지 출처 : https://openclipart.org/>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인 존 레이티 교수는 국내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 (인터뷰 기사 바로가기)에서 "온종일 학교나 학원에 앉아 몸을 쓰지 못하게 하는 한국식 교육은 오히려 학생들 역량을 저하시키고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운동이 학습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의학적 근거는 충분히 검증됐다." 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니 방학을 맹목적인 국/영/수/과 특강으로 쉴 새 없이 바쁘게 보낼 것이 아니라, 학기 중에 부족했었던 체육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일 수 있다. 어차피, 체육활동을 한다고 해서 다니던 학원까지 중단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체육활동을 하고 남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부족한 공부를 할 수 있다.



내 아이의  Win 전략.


 방학이라고 무조건 특강을 수강시키기보다 아이들과 대화하고 잘 상의해서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습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여유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학습을 위한 시간이 조금 늘어나더라도 용인이 되는 편이다. 학기 중에 학교, 학원 다니며 시험까지 두 번 치느라 힘들었는데 방학에는 특강 듣느라 또 힘들기만 하면 다음 학기에 과연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까?


 내 아이를 위한 Win 전략은, 내 아이의 동의가 있는, 내 아이의 성향과 역량에 맞는 공부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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