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소엽맥문동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만이 미래가 담보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큰 역할을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돈으로 모든 것이 가능해진 세상입니다. 화려하고, 간단하고, 편리합니다. 저희는 어려운 길을 택했습니다. 남들은 결혼식 준비를 위해 피부마사지를 받지만 저희는 꽃을 심고, 돌을 나르고, 바느질을 했습니다. 조금은 어색하고, 서툴고, 불완전할 테지만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부터 끝날 때까지를 모두 함께 한다는 것이 보다 의미 있지 않을까요?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뒤로하고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를 선택해 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식이 닮은 사람을 연인으로 만난다는 것, 외아들을 타지에 보내시면서도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축복해주시는 멋진 아버지 어머니를 얻게 된 것. 작은 것에서부터 큰일까지 저는 감사한 것 투성이입니다.
어머님의 TV 시청과 아버님의 숲 방문, 저희의 시작은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며느리 삼고 싶다는 으레 하는 인사가 ‘축복’이라는 단어를 만났고, 그렇게 저희 둘은 서로의 반쪽이 예비되어 있음을 느꼈습니다.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만남과 누가 봐도 지속하기 어려운 인연입니다. 서울과 부산, 경주, 제주를 오가며 쉬기에도 짧은 그 귀중한 주말 시간에 오고 가는 길에서만 8시간을 쏟으며 인연을 노력으로 이어왔습니다. 이제 노력이 결실로 피어나고자 합니다. 숲이 만들어준 인연을 감사하게 여기고 소중히 생각하며 세상의 모든 생명과 공존하는 따뜻하고 겸손한 삶을 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