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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미르 Jan 20. 2021

겨울엔 집콕, 그리고 스포츠와 함께

OTT서비스에서 볼 만한 스포츠 콘텐츠

 국내 프로구단 중 올 시즌을 끝으로 구단 운영을 종료하는 구단이 있다. KBL구단인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이다. 전자랜드는 2003년 SK빅스 농구단을 인수하며 블랙슬래머라는 이름으로 창단하였다. 리그 우승을 한 경력은 없지만 대기업 구단들 틈새에서 꾸준히 자신들만의 팀 컬러를 보여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구단 운영을 이어왔고, 구단과 선수들의 열정에 팬들 역시 반응하며 10개 구단 중 열성적인 팬이 높은 구단으로 소문나 있다.

<18-19시즌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결국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내년 5월까지 운영 후 해체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전자랜드 선수단과 팬들의 아쉬움은 물론이고, KBL 리그 자체도 9개팀으로 운영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며 전자랜드 구단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두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비록 전자랜드 구단의 팬은 아니었지만 스포츠의 팬으로써 그들의 마지막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누군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아두고, 기억에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

 지난 여름 넷플릭스에서 본 다큐멘터리 필름 'THE LAST DANCE'가 문득 떠오른다. 시카고 왕조의 마지막 시즌임을 직감한 프로듀서의 기획으로 시작 된 촬영은 20여년이 지나 역대 최고의 흥행을 이끈 다큐멘터리 필름이 되었다. 전자랜드의 마지막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둔다는 것은 KBL 역사에 중요할 뿐 아니라 영상을 통해 이러한 사실이 이슈가 되어 구단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도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특히, 전자랜드는 올 시즌 샐러리캡을 60%만 소진하면서도 리그 1라운드 종료 후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올 시즌 그들의 모든 것을 불태울 각오로 임하고 있다. 농구 팬이라면 스포츠 팬이라면 이들의 마지막 모습을 조금 더 관심 가지고 볼 의무도 있을 것이다.

<더 라스트댄스는 미국에서만 600만명 이상이 첫 회를 시청하였다>

 사실 경영난으로 해체를 앞둔 구단이 이런 것들을 준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프로농구를 이끌어 갈 KBL 이나 스포츠 방송사에서 방법들을 찾아봐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하고, 내가 여유가 있어서 이런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이끌어가는 상상도 해본다.

 이런 생각의 연장으로 이번 달에는 스포츠 영화/다큐멘터리 콘텐츠 소개를 해볼까 한다. 추운 연말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출이 어려운 요즘. 따뜻한 집에서 스포츠 중계와 더불어 우리가 사랑하는 스포츠 콘텐츠를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커플지옥 솔로천국)



1. 머니볼 (Moneyball)

 머니볼은 스포츠 현장 뿐 아니라 리더의 고뇌와 구단 운영의 이면, 가족애까지 다양한 관점의 스토리가 잘 녹아있는 영화이다. 야구팬이라면 한번씩은 찾아봤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현재는 부사장)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이다. 2002년 당시 4천만 달러라는 다른 팀의 절반도 안되는 연봉 총액으로 하위권을 맴돌던 팀을 지구 1위와 20연승이라는 당시 신기록을 세우는 과정을 영화로 담았다. 야구계에 팽배해있던 보수적인 스카우트, 육성, 운영 방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스포츠 현장이 아니더라도 요즘 같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시사하는 점이 충분히 있다. 


2. 더 라스트댄스 (The Last Dance)

 스포츠 다큐멘터리 역사를 새로 쓴 ‘더 라스트 댄스’는 마이클 조단과 시카고 불스의 마지막 우승 시즌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시 돌아본다. 벌써 20년이 넘은 당시의 영상 자료들이 이렇게 생생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우선 부러움을 느낀다. 돌아보면 동일한 시기에 국내에서는 농구대잔치에 빠져 살았는데, 제대로 된 영상 자료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많은 다큐멘터리가 주인공과 그 성과에 집중했다면 라스트댄스는 농구의 신이라 불렸던 스타 플레이어 마이클 조단과 더불어 그의 인간적인 고뇌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같은 팀의 주요 인물들도 매회 부각해서 보여주며 자칫 위인전으로 흐를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3. F1 본능의 질주 

 전세계 자동차 생산 7위 국가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모터스포츠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산업이다. 한때 전라남도 영암에서 F1대회를 유치하여 2010년부터 4년간 전남 영암에서 진행했지만 입지부터 운영까지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여주다 결국 대회 개최권을 반납하기도 하였다. ‘F1 본능의 질주’는 다큐멘터리 형태로 시즌2까지 제작되어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 중이다. 역시 레이싱 자체보다는 전세계에 단 20명뿐인 레이서들의 이면부터 팀의 운영 모습, 레이서-디렉터-스폰서 등 다양한 역학 관계까지 럭셔리 스포츠라 불리는 F1이 어떻게 운영되고 경쟁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단순 카레이싱이 아닌 경영과 경쟁 측면에서 보고 느낄 부분들이 충분한 추천작이다.


4. 플레이북 : 게임의 법칙

 지난 9월, 넷플릭스에서 눈길을 끄는 콘텐츠가 공개되었다. 지난 시즌 NBA트로피를 들어올린 르브론 제임스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부분도 신선했지만 선수가 아닌 감독들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리더십과 더불어 경영에도 적용해볼 가치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국내에서 인기 많은 조제 무리뉴 감독부터 NBA의 닥 리버스 감독, 여자 축구대표님의 질 엘리스 감독 등 다양한 환경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노력한 리더들을 만날 수 있다. 에피소드별 러닝타임도 30분이 조금 넘어 이동 중에 가볍게 보기도 좋다.  


5. 굿바이 홈런

 마지막 추천작도 다큐멘터리 필름이다. 제목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야구를 주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프로야구는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이고, 지역 연고가 잘 정착되어 있지만 강원도는 상대적으로 소외 받고 지역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만년 하위권인 원주고등학교 야구부이다. 1승을 위해 야구만을 바라보며 뛰는 청춘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엘리트 스포츠의 어두운 면도 동시에 볼 수 있기도 하다. 어린 학생들이 승패를 두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는 같이 눈물이 나기도 한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글 서두에 언급한 전자랜드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한 발상을 주기도 하였다. 국내 OTT서비스인 왓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치며...

 끝으로 스포츠가 주제는 아니지만 겨울 느낌 물씬 나면서 따뜻함도 느낄 수 있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도 추천한다.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좋은 친구, 동료, 가족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개인적으로 뽑는 인생작이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조기축구팀이라 스포츠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도 할 수 없겠다>

추운 날씨와 코로나가 우리를 억압할지라도...스포츠와 함께 이겨냅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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